폴란드 에너지부 “한국에 입찰 의향서 전달”
민간 흡수, 국영사업 전환…“시장 열려있어”
“한국 원전 경쟁력에 민간 요청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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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미워시 모티카 폴란드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김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퐁트뉴프 원전 사업 입찰의향서를 전달하고 참여 여부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폴란드 정부 측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협약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의 원전 입찰 시장 참여를 원하고 있으며,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명확한 답변을 전달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협약 문제가 불거지자 황 사장은 국회에 출석해 "폴란드 새 정부가 들어오면서 투 트랙으로 진행하던 정부 사업과 국영기업 사업이 있었는데 국영기업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철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모티카 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수원의 결정은 폴란드 정부 조치가 아니며 원전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없다"며 "지난달 입찰의향서를 한국에 발송했고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황 사장의 설명과 달리 한수원의 폴란드 철수 원인은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협약 때문일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특히 국영과 민간의 합작 사업이었던 퐁트누프 원전 건설이 최근 국영기업인 폴란드전력공사(PGE)가 전체 지분을 인수해 추진하는 국가사업으로 방향을 틀어 폴란드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측은 폴란드 정부의 입찰 참여 요청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폴란드 원전 시장 철수를 결정한 상황에서 입찰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국익에 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금 긴 시각에서 지켜봐 달라"면서도 "폴란드 정부가 원전 입찰 이슈를 부각시키는 것은 나름의 의도가 숨어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발주자 입장에서 여러 기업들을 입찰시장에 유치하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고, 입찰 경쟁을 통해 사업 조건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거란 노림수가 존재한다는 시각이다.
한국은 그동안 폴란드를 유력한 추가 원전 수출 후보지로 보고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PGE는 민영 발전사인 제팍(ZE PAK)과 함께 한수원과 협력해 퐁트누프 지역에 한국형 가압경수로(APR1400) 2∼4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한수원은 지난 2022년 폴란드 정부에 원전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후 ZE PAK-PGE와 원전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했고, 우리 산업부도 폴란드 국유재산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원전 수출을 지원한 바 있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민영 발전사 입장에서는 돈과 시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에 입찰을 요청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정치·외교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민간 시장에서 더 많은 제안이 오게 될 것"이라며 "웨스팅하우스와 세계 시장을 분할한 합의가 앞으로 불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속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