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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리만코리아, 세계 최초 ‘자이언트 병풀 스마트팜’ 제주에 지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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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09. 04. 09:00

세계 최초 병풀 스마트팜 '리만팜'
2042년 7월까지 독점 사용 권리 확보
온실 내 베드 1.4㎞…1회 수확량 약 2톤
인근 부지 매입…제2의 리만팜 염두한 것
[리만코리아 참고 자료] 참고 이미지_리만팜 (6)
리만팜 전경./리만코리아
제주 서귀포시 구좌읍, 온실 안으로 들어서자 초록빛 잎사귀가 일렁였다. 거대한 잎의 정체는 '자이언트 병풀'. 흔히 시카 성분으로 알려진 병풀을 세계 최초로 신품종화해 상업 재배하는 곳이 바로 리만코리아의 스마트팜 '리만팜'이다. 지난 3일 찾은 리만팜은 한눈에 들어오기 어려울 만큼 거대한 규모와 최첨단 설비로 가득했다.

리만코리아는 2019년 자이언트 병풀을 신품종으로 출원하고, 2022년 품종보호권을 획득했다. 2042년까지 20년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셈이다. 자이언트 병풀은 단순히 크기만 커진 것이 아니라 성분에서도 차별성을 보인다. 일반 병풀 대비 폴리페놀 함량은 81% 더 많고, 항산화 효과는 226% 향상됐다. 항염 효능도 12% 높아 피부 진정·노화 방지에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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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에스크베이스 병풀연구소 차장(사진 왼쪽)과 자이언트 병풀./이창연 기자
김정환 에스크베이스 병풀연구소 차장은 "자이언트 병풀은 생장 45일차일 때 유효 성분이 가장 풍부하다"며 "흔히 병풀은 향이 없다고 알고 있지만 잎자루에서 사포닌 계열의 향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만팜은 세계 최초 병풀 전용 스마트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약 100억원이 투입된 리만팜은 충북농업기술원의 특허 재배 기술을 도입했으며 PMMA온실, 자동환경제어 시스템, 냉난방설비, 천창개폐설비 등 다양한 시설로 구성돼 병풀 생육에 최적화된 환경을 구현했다.

특히 온실의 천창에는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에틸렌 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ETFE) 소재를 사용했다. 자외선(UV) 투과율이 높아 병풀 내 유효성분 함량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섬진강 모래 배드와 AI 자동 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연중 다섯 차례 이상 수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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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방 병풀연구소 연구소장 겸 에스크베이스 상무 이사./이창연 기자
서대방 에스크베이스 상무는 "병풀이 자라는데 가장 효과적인 환경은 온도 25±5℃, 습도 55~95%"라며 "잡초와 해충을 최소화하면서 화학약품 사용을 줄여 친환경 무농약 재배를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리만팜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온실 내 베드 길이만 1.4㎞에 달하며 1회 수확량은 약 2톤이다. 자이언트 병풀 전체 1회 수확 시 136만여개의 부스터를 제조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제주가 병풀 재배 최적지인 이유는 마다가스카르와 유사한 기후와 용암해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용암해수는 수십만년간 현무암층을 통과하며 중금속과 유해물질이 자연적으로 걸러진 청정 수원으로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리만코리아는 핵심원료인 병풀과 용암해수의 시너지를 위해 품종 개발 및 연구, 재배, 수확, 생산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자이언트 병풀 유래 유산균'을 발견하는 등 '자이언트 병풀' 연구 관련 성과를 보였다. 이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라이프닝 밸런스 바이옴'은 장 전체를 케어하는 프로바이오틱스로, 화장품 원료를 넘어 건강식품 영역으로까지 확장을 꾀한다.

리만코리아는 자이언트 병풀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미국을 시작으로 2023년 대만, 2024년 홍콩에 진출했고, 올해는 말레이시아·멕시코·싱가포르 등으로 확장했다. 하반기에는 필리핀과 영국, 2026년에는 태국과 남미 진출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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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에스크베이스 대표./이창연 기자
이태희 에스크베이스 대표는 "자이언트 병풀은 단순한 원료가 아니라 K뷰티를 대표할 혁신 소재"라며 "제주 청정 자연과 공존하는 ESG 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받는 원료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리만코리아는 제2의 리만팜 건설을 위해 인근 부지를 매입한 상태다. 자사 대표 브랜드인 '아이씨디(구 인셀덤)'의 주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원료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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