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패션 브랜드 '트로아 조' 손녀 론칭 트로아
한국적 모티브 착안한 시폰·명주실크 의상 인상
런웨이 스타일도 수시로 바뀐다는 걸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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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자도 드디어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태어나서 처음으로 런웨이를 보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서울시와 하이서울쇼룸이 주관하는 '25FW-26SS 하이서울패션쇼'다.
4일 서울 동대문구 DDP 패션몰에서 열린 '25FW-26SS 하이서울패션쇼'를 관람했다. 이날 트로아, 발로렌, 에트왈, IMJ(아이엠제이) 등 총 4개의 패션 브랜드가 참석하는데, 오전 11시 30분 패션쇼의 오프닝을 알리는 '트로아'의 런웨이를 감상하기로 했다.
패션쇼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공연장을 가득 채운 음악 소리가 기대감을 가득 채웠다. 운 좋게 런웨이 관람 '상석(上席)'이라 할 수 있는 모델들이 턴 하는 무대 맨 앞자리 바로 오른쪽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설렘은 더 커졌다.
음악 소리가 커지고, 조명이 바뀌더니 모델들이 등장했다. 트로아에 대해 '세련된 미니멀리즘을 선보인다'는 소개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이날 런웨이에는 '한복의 재해석'이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모시와 명주 실크, 마직, 삼베와 같은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옷감을 사용했는데도 이국적이고 현대적인 이미지가 전해졌다. 옷 색깔도 검은색과 흰색, 은색 느낌의 회색 등 3가지로 단일화해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줬다.
의상도 한복처럼 치마가 길고 넓게 퍼진 형체가 아니라 미니스커트 모양도 있었으며 주름치마처럼 모델의 워킹에 맞춰 나풀거리는 스타일도 있었다. 시폰으로 만든 조끼와 재킷, 그리고 남성용 스타일의 버버리 재킷 등도 상당히 많았는데, 시폰을 사용해서 우아함과 동시에 가벼움과 편안함도 함께 전해졌다.
'트로아'는 1세대 패션 브랜드 '트로아 조'의 3대 손녀 윤상아가 론칭한 브랜드다. 트로아 조는 1세대 패션디자이너로, 한국적 모티브를 적용해 예술적 디자인을 선보임과 동시에 시대의 트렌드가 반영된 도시 여성들을 위한 실용적인 타운웨어를 제안한 디자이너라고 한다. 3대째 이어지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난생처음 패션쇼를 관람하다 보니, 낯선 풍경도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은 모델들이 무대 앞까지 걸어 나와 포즈를 취한 후, 다시 등을 돌려 돌아가는 모습이었는데, 이날 런웨이에서는 모델들이 무대 맨 앞까지 왔는데도 포즈를 취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유턴해서 무대 뒤까지 걸어간 후에는 다시 한번 더 앞으로 걸어 나와 또 한 바퀴 돌고 가는 것이었다.
옆자리에 있던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런웨이 스타일도 계속 바뀌는데 이렇게 멈추지 않고 무대를 두세 번 돌고 들어가는 건 그리 최근 형식은 아니고, 좀 오래됐다(?)고 한다.
런웨이가 끝난 후, 출연한 모델들이 한꺼번에 다 나와서 무대를 돌고는 인사를 하는데, 검은색 옷을 입고 출연했던 모델들이 그 위에 흰 셔츠를 덧입고 출연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옆자리 그 전문가는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며 처음 본다고 말했다.
맨 마지막에 디자이너가 나와서 관객들에게 인사했는데, 나도 모르게 일어서서 박수를 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취재로 왔기에 일어서는 것은 자제하기로 하고 그 마음을 담아 크게 박수를 쳤다. 생애 최초의 패션쇼 관람, 감히 만족할 만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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