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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겨냥 ‘핵 3축 체계’ 과시한 中… 동아시아 안보지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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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09. 04. 17:49

中열병식서 최신 무기 대거 공개
'사거리 1만3000㎞' 둥펑-61 등 첫선
초대형 무인잠수정·AI 드론도 주목
"경험부족 한계… 실전 배치여부 의문"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핵 3축 체계와 무인 전력을 총망라한 최첨단 무기들을 대거 공개했다.

3일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약 70분간 진행된 이번 열병식에는 1만2000명의 인민해방군(PLA) 병력과 500여 대의 최신 무기체계가 동원됐다.

2015년 70주년 행사 이후 최대 규모다.

톈안먼 망루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김정은·블라디미르 푸틴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1959년 이후 66년 만에 북·중·러 정상이 한 무대에 선 장면은 그 자체로 반서방 구도의 메시지였다.

◇"중국의 존엄 건드릴 수 없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국은 세계 평화를 지킬 것"이라면서도 "주권과 존엄은 결코 침범할 수 없다"며 대만과 남중국해를 겨냥한 경고성 발언을 남겼다.

미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패권주의와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서방 질서를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핵 3축 완성, 美 본토 타격 능력 과시

열병식의 핵심은 중국의 군사 현대화 성과를 한눈에 보여준 무기 전시였다.

중국은 육해공 전 영역에서 핵 억지력을 구축한 '핵 3축(트라이애드)' 완성을 과시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1000기 수준으로 늘었으며, 서부 사막지대에 신형 사일로를 대거 증설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육상에서는 사거리 1만30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61은 물론 처음으로 DF-5C가 공개됐다.

해상 전력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JL-3이 주목을 끌었다. 공중 전력으로는 전략폭격기 탑재용 JL-1이 등장해 공중 핵 투발 능력을 완성했다.

임명수 교수(이화여대, (예) 해군대령) 등 국내외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핵 3축 보유국 대열에 합류했음을 대내외에 천명했다고 분석했다.

◇무인 전력, 'AI 전쟁' 시대 선언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유인·무인을 아우르는 차세대 전력 구상도 선보였다.

초대형 무인잠수정 AJX-002는 러시아의 '포세이돈'에 견줄 심해 전략무기다. 수개월간 자율 항해하며 정찰과 핵 타격 임무까지 수행 가능하다고 선전했다.

스텔스 무인 전투기 GJ-11과 CH-7(FH-97)은 '충성스러운 윙맨' 개념을 강조하며,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유인기와 협동 작전을 수행한다. 내부 무장창을 갖춘 정밀 타격 능력까지 보여주며, 전투기와 드론이 결합된 미래전 양상을 예고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PLA가 드론 중심의 '스마트 전쟁' 개념으로 전환 중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한다.

◇"현대화 성과 과시… 실전성은 의문"

중국이 2027년 PLA 창설 100주년을 '군사 현대화 완성 시점'으로 삼고 있으며, 이번 열병식이 그 중간점검 성격을 띠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러나 DF-61이나 AJX-002 같은 일부 무기는 실전 배치 여부가 불확실하고, 중국군의 실전 경험 부족도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열병식은 중국이 미국 중심의 인도·태평양 질서에 정면 도전장을 던졌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핵무력의 양적·질적 확대와 무인 전력의 급격한 발전은 동아시아 안보지형을 뒤흔드는 변수다. 서방 동맹국들이 중국의 '군사굴기'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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