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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5] 삼성·LG는 ‘AI 홈’ 비전…해외 기업은 로봇·친환경 가전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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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09. 07. 16:29

삼성·LG, 'AI 홈' 비전 내세워
유럽 소비자들에 맞춘 제품들 선봬
中 업체들, 다양한 로봇 제품 전시
화려한 기술력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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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5'에 참가한 삼성전자 부스 모습./김영진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선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홈 시장의 미래를 겨냥한 혁신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AI 홈(AI Home)'을 핵심 주제로 맞춤형 가전과 AI 기술의 융합을 강조했다. 반면 독일의 밀레와 중국의 로보락·TCL·하이센스 등 해외 기업들은 AI 로봇과 친환경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가전 시장의 주도권 경쟁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AI로 연결된 초개인화 스마트홈

삼성전자는 입구부터 거대한 스크린 아래 'AI Home' 문구를 배치해 화려하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 부스는 비전 AI, 비스포크 AI, 갤럭시 AI 등으로 구분돼 관람객들이 각 제품군의 AI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삼성의 모든 기기는 통합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연결돼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고 초개인화 경험을 제공한다.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취침 시간을 제안하고 '굿나잇 모드'로 조명과 가전 상태를 자동 설정하며, 냉장고는 식재료를 인식해 푸드리스트와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오븐과 연동해 자동 조리까지 지원한다. 반려동물 관리 기능도 강화돼 AI가 산책 코스를 추천하고 위치 추적, 운동량 관리까지 돕는다.

유럽 소비자들이 특히 중시하는 에너지 절약도 핵심이다. 'AI 에너지 모드'는 전력 사용량을 예측하고 절약 방안을 제시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다. TV와 모바일 기기에는 비전 AI가 탑재돼 음성 기반 자연스러운 대화와 영화 정보 제공 등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구현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업계 최초 100% 색 구현력을 자랑하는 리얼 QLED와 마이크로 RGB 등 차세대 기술을 공개했다. 비스포크 AI 냉장고는 하이브리드 쿨링 시스템으로 에너지 효율과 식품 신선도를 높였으며, AI 스팀 살균 기능을 갖춘 로봇청소기에는 블록체인 기반 삼중 보안 시스템을 적용했다. 삼성은 가정뿐 아니라 산업 현장까지 확장되는 'AI 보안 생태계' 비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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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5'에 참가한 LG전자 부스 모습./김영진 기자
◆LG전자, 따뜻한 감성의 AI 오케스트라

LG전자는 'AI 오케스트라' 콘셉트로 전시관을 꾸미고, AI 플랫폼 'LG 씽큐(LG ThinQ)'*가 지휘자 역할을 맡아 가전 제품들이 마치 악기처럼 조화를 이루며 작동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업(Up)' 서비스는 지속적인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업데이트로 제품을 진화시키고, '케어(Care)' 서비스는 가전 스스로 상태를 점검해 문제 해결 가이드를 앱으로 제공한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도 강조됐다. 냉장고 높이를 1860㎜로 조정하고, 제로클리어힌지를 적용해 벽 밀착 설치가 가능하게 했다. 또 11㎏ 대용량 세탁이 가능한 빌트인 세탁·건조 솔루션을 선보이며 유럽형 소형 주거 공간에 최적화했다.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와 미세플라스틱 제거 필터로 친환경·에너지 효율까지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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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 내리는 드리미의 '사이버 X'(위부터)와 신발을 정리하는 로보락 신제품. 하이센스 휴머노이드 로봇(아래 왼쪽)이 관람객과 사진을 찍는 모습, TCL의 아이 돌봄 로봇 '에이미'(아래 오른쪽)/김영진 기자
◆해외 기업들, AI 로봇·친환경 제품으로 주목

삼성과 LG가 AI 스마트홈으로 유럽 소비자 공략에 나선 가운데, 해외 기업들도 각기 차별화된 기술을 앞세워 '포스트 스마트가전' 경쟁을 펼쳤다.

밀레는 유럽 소비자들의 철저한 에너지 절약 의식에 부응하는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문을 열지 않고도 내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카메라 4개를 내장한 냉장고와 오븐, 에너지 사용을 10% 이상 줄인 차세대 세탁기 등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밀레는 실내에 머물렀던 프리미엄 주방 경험을 야외로 확장한 아웃도어 키친 '드림즈(Dreams)'를 처음 공개하며 고급 주방 문화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확대했다.

드리미는 청소 로봇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세계 최초로 계단을 오를 수 있는 로봇청소기 '사이버 X(Cyber X)'는 최대 25cm 높이의 계단을 초당 0.2m 속도로 등반한다. 일반 청소기가 닿지 못하는 공간까지 청소가 가능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창문 닦기, 수영장 청소, 잔디 깎기 등 다양한 로봇을 통해 집 안팎의 모든 청소를 자동화하는 '풀 라인업 스마트홈' 비전을 제시했다.

로보락은 로봇청소기와 잔디깎이 로봇을 함께 전시하며 '청소'를 넘어 '정리'로 영역을 확장했다. 로봇청소기 제품은 단순히 청소뿐 아니라 신발이나 소형 물건을 제자리에 정리하는 기능을 갖춰 집안일 전반을 지원하는 AI 기반 홈 어시스턴트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이센스는 휴머노이드 AI 로봇을 활용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로봇은 TV 신제품인 마이크로 RGB-미니 LED TV 홍보를 위해 설치됐으며,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고 손을 흔드는 등 실제 사람과 유사한 동작을 구현해 현장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하이센스는 이와 함께 163인치 마이크로 LED TV, 116인치 RGB 미니 LED TV 등 초대형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선보이며 글로벌 TV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TCL은 가정용 AI 컴패니언 로봇 '에이미(AiMe)'로 주목받았다. 에이미는 단순 가전 제어를 넘어 아이 돌봄에 특화돼 실시간 대화와 영상 시청,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한다. 부모에게 알림 메시지를 전달하고 아이의 안전을 관리하는 등 '집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스마트홈의 중심을 가족 케어로 확장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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