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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대기업 정규직 고령자 급증…청년 고용 감소 ‘세대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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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09. 07. 15:27

평균 근속연수 늘고 신규채용률 6.5%…대기업 정규직 진입 장벽↑
중소기업·비정규직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57.9% 그쳐
경총 "대기업 유연성·중소기업 안전망 강화로 구조 개선 필요"
취업 전선으로
8월 29일 2024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 졸업생이 공채 안내문이 붙어 있는 취업게시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지난 20여년간 더욱 고착화되면서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급증한 반면, 청년 고용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7일 발표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55~59세) 고용은 2004년 4만2000명에서 지난해 24만7000명으로 49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23~27세) 고용은 19만6000명에서 19만3000명으로 1.8% 감소했다.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 비중은 2004년 2.9%에서 지난해 9.3%로 상승했지만, 청년 고용 비중은 13.7%에서 7.3%로 줄어 '세대 역전'이 발생했다. 특히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의 경우 고령자 고용이 777% 늘어나는 동안 청년 고용은 1.8% 감소해 격차가 더 두드러졌다.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근속연수가 2004년 10.4년에서 2024년 12.1년으로 늘어난 반면, 신규채용률은 9.6%에서 6.5%로 떨어졌다. 진입장벽이 높아진 데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율도 2012년 27.9%에서 지난해 19.9%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비정규직 간 근로조건 격차도 여전하다.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여타 부문'의 월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57.9% 수준에 불과했고, 평균 근속연수는 46.8%에 그쳤다.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과 상여금 수혜율도 대기업 정규직은 사실상 100%에 달했지만 여타 부문은 65~76%에 머물렀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대기업 정규직의 비중은 2004년 9.8%에서 지난해 11.9%로 확대됐다.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행된 201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 정규직 고령자 고용이 급증하면서 인력 적체 현상이 심화됐고, 이로 인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경총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대기업 정규직에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유연근무제 확대 등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조치가, 중소기업·비정규직에는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청년층에게는 진입 기회를, 기업에는 지속 가능한 활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정년 연장 이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급증했지만 청년 고용은 위축됐다"며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은 대기업 정규직은 유연성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중소기업·비정규직은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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