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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젊은여성 절반 “출산 의향 없다”…한국 일본과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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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15. 16:47

25~34세도 10명 중 4명 출산 원치 않아
경제적 부담·돌봄 불균형이 주요 배경
화면 캡처 2025-09-15 160034
/타이완 관광청
대만에서 젊은 여성의 출산 기피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일본에서 나타난 흐름과 마찬가지로, 대만 여성들도 경제적 부담과 가치관 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15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최근 위생복리부가 실시한 '여성 생활 상황 조사'에서 15~24세 여성의 45.9%가 장래에 아이를 낳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불과 몇 년 전인 2019년에는 이 비율이 31.3%에 그쳤지만, 짧은 기간 안에 14%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이 같은 변화는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았다. 노동 연령대 전체(15~64세 여성)에서도 출산 의향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26.6%로, 2019년보다 7%포인트 이상 늘었다. 특히 25~34세 여성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출산을 원치 않는다고 밝혀 사회의 주축 세대에서조차 출산 기피가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한 이유는 경제적 현실과 생활 방식의 변화가 맞물린 결과였다. 조사에서는 높은 양육비 부담(60.3%)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고, 이어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아서(49.4%) △자녀 교육과 미래 불안(34.3%) △돌봄 시간 부족(24.7%) 등이 뒤를 이었다.

가정 내 역할 분담의 불균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혼 여성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육아와 가사에 쓰는 반면, 남성 배우자는 2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2.6배 많은 시간을 쏟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고비용 사회와 성 역할 고정관념이 결합해 저출산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대만의 수치는 아시아 전역의 미래를 비추는 경고 신호로 읽힌다. 출산율 하락은 노동력 감소와 고령화로 이어지며, 사회 안전망과 경제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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