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지 십층석탑 유리보호각 개선
서문 복원·공원 담장 정비 및 내부 개선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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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지난 16일 오후 가나아트센터 아카데미홀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탑골공원 개선사업의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
탑골공원은 대한제국 시기 조성된 서울 최초의 근대식 공원으로, 1919년 3월 1일 처음으로 기미독립선언서가 낭독된 역사적인 장소다. 공원 안에는 국보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비롯해 보물 원각사지 대원각사비, 서울시 문화유산 팔각정 등 다수의 문화재가 자리잡고 있다. 구는 이처럼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공간을 세대를 아우르는 열린 시민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국보 제2호 원각사지 십층석탑 유리 보호각 개선을 추진한다. 정미선 문화환경국장은 "산성비와 조류 배설물로부터 석탑을 보호하기 위해 1999년 유리 보호각이 설치됐으나, 내부에 결로와 누수 등으로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빛 반사 때문에 석탑 표면의 섬세한 조각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구는 이를 위해 국비 7000만원, 시비 3000만원 등 1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원각사지 십층석탑 유리 보호각 개선 기본설계'를 통해 보호각 철거와 주변 정비는 물론, 석탑을 실내로 옮기고 그 자리에 복제품을 설치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석탑 이전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전 과정에서 훼손 위험이 있고, 원래 자리를 꼭 옮겨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정 국장은 "유사한 사례로 국보 경천사 십층석탑이 있는데, 이 탑은 1960년부터 경복궁 경내에 전시됐다가 보존 상태가 취약해져 1995년부터 10년간 보존처리를 거친 뒤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전해 전시 중"이라며 "미래의 탑골공원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고,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구는 탑골공원 서문을 원래 위치로 옮기고, 담장과 내부 산책로를 정비해 탑골공원의 옛 모습을 복원한다. 오는 11월 공원 담장 정비를, 내년 8월 내부 개선 공사를 진행하는 등 공원 환경 정비도 병행한다.
정 구청장은 "기미독립선언서가 처음 낭독된 탑골공원은 대한민국이 자주독립 국가임을 전 세계에 천명한 상징적 장소"라며 "이 소중한 국가유산을 보존하고,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역사와 질서가 조화를 이루는 최선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 구청장은 "탑골공원이 과거의 아픈 역사와 교훈을 간직하면서도 모든 시민에게 열려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개선사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