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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사태 반발, 스포츠·문화계로 확산… 이스라엘 고립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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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9. 19. 17:02

유럽 각국서 이스라엘 참가 항의·보이콧 잇따라
할리우드 영화인들, 이스라엘 영화제 협력 중단 선언
"러시아처럼 퇴출해야" vs "법적 근거 부족"
MIDEAST-GAZA CITY-DISPLACED CHILDREN
18일(현지시간) 가자시 서쪽 해안 라시드 도로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남쪽으로 피신하고 있다. 이날 가자시 일대에서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군사작전이 진행됐다./신화 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반발이 정치·외교 영역을 넘어 스포츠와 문화계로 확산하고 있다.

유럽 각국에서 이스라엘팀 참가 경기와 대회를 둘러싼 항의와 보이콧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단행된 국제 스포츠 제재와의 비교까지 제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지난주 도로 사이클 대회 '부엘타'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항의로 중단됐고, 폴란드에서는 농구 경기 전 이스라엘 국가가 울려 퍼지자 관중들이 야유를 보냈다.

스페인 공영방송을 포함한 일부 유럽 방송사들은 내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이스라엘 참가가 허용될 경우 불참을 경고했다. 할리우드의 일부 영화인들도 이스라엘 영화제와 방송사, 제작사와의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가자에서의 야만 행위가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사례를 거론하며 "왜 이스라엘은 퇴출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선을 그었다. 크리스토프 뒤비 IOC 경기국장은 "러시아와는 사안이 다르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과 같은 명백한 올림픽 헌장 위반은 이스라엘의 경우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기디온 사르 외교장관은 산체스 총리를 "반유대주의자이자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의 기습 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라는 명분을 고수하며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당장 보이콧에 나선 국가는 없지만, 유럽 내 일부 스포츠 단체들은 난처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아일랜드 농구협회는 오는 11월 여자 유로바스켓 예선에서 이스라엘과 맞붙게 된 데 대해 "피하고 싶은 상황"이라면서도, 기권할 경우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축구협회도 다음 달 월드컵 예선에서 이스라엘과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 노르웨이는 정치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경기 수익금을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한 의원이 유럽축구연맹(UEFA)에 아스톤 빌라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의 유로파리그 경기를 취소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대표팀 경기를 둘러싼 시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농구 경기에서는 국가 연주 때 야유가 쏟아졌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가자 학살 중단'이라는 현수막이 펼쳐졌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데이비스컵 이스라엘전을 무관중으로 치르기도 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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