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왕별희'가 영감…아웃사이더의 삶에 감정 이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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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천만 명의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다"며 한국어로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 감독은 "가부키는 영화관이 아닌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상영 시간도 3시간에 달해 흥행을 예상하긴 어려웠다"며 "그럼에도 관객들이 가부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 배우들이 연기 인생을 걸고 임한 덕분에 관객들에게 울림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국보'의 제작 배경에 대해 "학창 시절 '패왕별희'(1993)를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며 "고도의 예술을 좇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깊은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늘 아웃사이더, 사회의 변두리에 있는 인물들에 끌린다"며 "그 감정에는 재일교포로서의 저의 정체성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작품 속 기쿠오가 '혈통'의 전통과 부딪히며 겪는 내적 갈등과도 맞닿아 있다.
전날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상영된 '국보'는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났다. 상영 후 진행된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요시자와 료는 "가부키라는 소재는 생소할 수 있지만 결국 연기자라는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며 "한국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 장면, 한 대사에 공을 들이며 촬영할 수 있었던 건 배우로서 매우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국보'는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이 부문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 혹은 화제작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올해 초청작 가운데 이 작품은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국인 이상일 감독이 연출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