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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도발에 “방위 지원” 천명한 트럼프…푸틴과 거리두기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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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22. 09:48

러시아의 나토 영공 침범 속 경고 발언
유엔총회 앞두고 '외교 전략'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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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 팜 경기장에서 열린 보수 성향 찰리 커크의 추모식에서 무대 위로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잇따른 나토(NATO) 동부전선 영공 침범과 관련해 "폴란드와 발트 국가 방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나토와의 동맹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은 고조되는 동부전선 위기를 더는 방치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애리조나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공세가 계속된다면 동맹국 방어에 나서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에스토니아 영공을 러시아 전투기가 침범한 사실을 보고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우리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러시아 군용기가 폴란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영공을 연이어 침범해 동부전선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 도발을 비판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이번 주 열리는 유엔총회를 언급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론했다. 그는 "지금 벌어지는 일은 끔찍하다. 푸틴과 젤렌스키 사이에는 상당한 악감정(bad blood)이 있다"며 전쟁 장기화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대화 제안과 관련한 질문에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미국이 최근 카리브해에 핵추진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그리고 푸에르토리코에 F-35 전투기를 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순한 외교적 신호가 아니라 군사적 압박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조치는 명분상 마약 카르텔 대응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압박이라는 게 외신들의 해석이다.

이번 발언을 두고 서방 언론은 동맹 수호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푸틴과 마두로 정권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푸틴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계산 속에서도 동부전선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발언은 곧 열릴 유엔총회를 앞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기가 미국의 대러·대남미 전략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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