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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 공항, 사이버 공격으로 체크인 시스템 마비…지연·결항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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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9. 22. 16:25

브뤼셀 출발편 절반 취소, 베를린은 수동 체제로 대응
항공·보안 산업 전반에 경고음…글로벌 공급망 차질
BELGIUM-FRANCE-BRITAIN-AVIATION-CYBERCRIME
20일(현지시간) 브뤼셀공항 체크인 구역에서 승객들이 줄을 길게 서 대기하고 있다. 앞서 19일 밤 발생한 사이버 공격으로 공항 시스템이 마비됐다./AFP 연합뉴스
유럽 주요 거점 공항들이 사이버 공격으로 자동 체크인 시스템이 중단되면서 대규모 지연과 결항 사태를 겪고 있다. 단순한 공항 운영 차질을 넘어 글로벌 항공 산업과 보안 인프라 전반에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뤼셀공항은 22일 출발편의 절반을 줄이기로 했다. 21일에도 전체 257편 중 50편이, 20일에는 234편 중 25편이 취소됐다. 유럽 내 주요 허브 공항 중 가장 심각한 피해로, 보안 업데이트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공항는 수동 조치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체크인·수하물 처리 과정에서 불규칙적으로 지연이 발생해 승객 불편은 여전하다. 런던 히드로공항은 "대부분의 항공편이 정상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19일 밤늦게 발생한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 업체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의 소프트웨어인 '뮤즈(MUSE)' 프로그램이 다운되면서 시작됐다. 이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여러 공항에서 항공사들의 체크인, 탑승, 수화물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제공한다.

해킹은 항공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자동차 제조업체 재규어 랜드로버는 사이버 공격으로 생산이 중단됐고, 영국 유통업체 마크스앤드스펜서는 수억 파운드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유통에 이어 항공까지 피해가 확산하면서, 유럽 각국 규제 당국은 이번 공격의 배후를 규명하는 동시에 주요 기간산업 전반의 보안 체계를 재점검하고 있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회성 장애가 아니라,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보안 리스크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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