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신고가·상승거래 적잖아
李, 17일 세종서 첫 국무회의…행정수도 완성 의지 재천명
수 년째 공회전…회의론도 적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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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9월 셋째 주(15일 기준)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2.65로, 연초(1월 6일·100.97) 대비 1.66% 증가했다. 전주 대비 변동률도 -0.05%에서 0.15%로 상승 전환했다.
신고가 및 상승 거래도 적잖게 이뤄지고 있다. 어진동 '한뜰5단지린스트라우스' 주상복합 아파트 전용면적 101㎡형은 지난 12일 9억6000만원(33층)에 신고가를 썼다.
인근 '한뜰마을3단지더샵레이크파크' 전용 110㎡형은 지난 6일 12억6000만원(4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2월 23일 같은 평형이 10억3000만원(2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2억3000만원 뛰었다. 나성동 '나릿재2단지리더스포레' 전용 84㎡형 역시 지난 5일 10억7000만원(42층)에 집주인을 찾았다. 지난 2월 3일 동일 평형 거래가 8억1000만원(8층)에 이뤄졌을 때와 견줘 2억6000만원 오른 셈이다.
어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집무실을 청와대로 복귀 이전한다는 소식 탓에 주민들 사이에 기대감이 다소 꺾이기도 했지만, 여야가 세종 제2집무실 및 국회의사당 이전 의지를 내보이면서 조금씩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세종 정부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제2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행정수도 세종의 완성 의지를 내비쳤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지역 아파트 시장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말 세종의사당·대통령 집무실 건립 비용 1196억 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는 등, 대선 공약이었던 행정수도 완성 구상을 국무회의에서 재차 언급하면서 최근 주춤했던 지역 개발 논의에 다시 불씨가 붙었다는 해석이다.
다만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여야가 뜻을 같이 하고는 있지만, 제2집무실은 2027년, 세종의사당은 2030년을 목표로 각각 완공될 예정인 만큼 당장 단기간 내에 세종 집값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세종시 어진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수년 째 같은 얘기만 반복되고 있는 만큼, 실제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크게 기대하지 않겠다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변수는 교통 인프라다. 세종시는 서울 및 수도권과 직접 연결되는 교통망이 부족하다는 점이 꾸준히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세종시민들의 숙원 사업이던 KTX 세종역 신설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이에 정부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조성을 위한 민자적격성 조사를 오는 12월까지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대통령 제2집무실, 국회의사당 이전 이슈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뛰는 등 기대 심리가 작용하는 모양"이라면서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비롯해 국내 경기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세종 부동산 시장에까지 온기가 퍼질 가능성은 크다고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