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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항공사 추석 대목도 ‘양극화’…짙어지는 LCC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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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9. 23. 17:45

LCC, 매진 행렬도 실적 회복 '역부족'
대형항공사 中 유커 효과로 기대감
"노선 재분배 목 빠지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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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항공기. /티웨이항공
"추석 대목이 없는 것보단 낫지만, 실적을 띄우기엔 역부족이에요. 대형항공사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그나마 재미를 보겠지만 저희 같은 저비용항공사는 고객 유치에 더 힘써야 합니다."

최근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에게서 한숨 섞인 푸념을 전해들었습니다. 한 해의 '대목'인 추석이 와도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다는 겁니다.

추석을 앞두고 항공 티켓이 줄줄이 매진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각 항공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달 3일 도쿄·방콕·괌·치앙마이 등 인기 여행지행 좌석은 이미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루만 휴가를 쓰면 연휴가 최대 10일까지 이어지니, 여행객들이 기회를 노리고 몰려드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업계의 활기와 달리 LCC는 때아닌 속앓이 중인데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엔 반짝 인기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입니다. 여행수요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올해 들어 LCC 영업이익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가 포함된 4분기 예상 영업이익도 티웨이항공은 100억원 적자, 진에어는 작년보다 18% 감소한 194억원에 그칩니다.

연휴 직후 항공편 수요와 운임이 급감하며 연휴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티웨이항공의 방콕행 항공편을 살펴보면 연휴 직전에는 티켓가격이 최대 100만원에 육박하지만 연휴 막바지인 10월 8일부터 는 한동안 고작 8만원대에 머뭅니다. 이건 평소 이벤트가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티웨이항공의 방콕행 '초특가' 항공권은 최소 12만3000원이었으니까요.

반면 중국 노선을 대량 보유한 대형항공사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을 맞아 한국행 여행객이 급증할 예정인데요. 한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중국 단체관광객 비자가 한시적으로 면제되면서 항공사 추석연휴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중국 노선은 LCC보단 대형항공사에 쏠려 있어 수혜가 차등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올해 내내 지적돼온 대형항공사·LCC간 양극화가 추석 대목까지 이어지는 그림입니다. 여행수요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이런 상황이 지속될 듯 한데요.

업계선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관련 노선이 재배분되면 LCC의 상황도 나아질거란 희망적 분석을 내놓습니다. 외부적으로 숨통을 트여줄 한방이 찾아온다는 것이죠.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으로 인한 독점을 막기 위해 곧 노선을 재분배해요. 특히 인기 노선인 일본·중국도 포함돼 있어 모든 LCC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내부적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경쟁력'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새로운 노선도, 새로운 승객도, 결국 대형항공사에 뒤지지 않는 LCC에게 주어질테니까요. 다음 명절엔 LCC가 더 강한 모습으로 '대목'을 맞이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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