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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믹스 토론회] 정범진 교수 “AI 시대 원자력 재부상…SMR 해법과 한계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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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5. 09. 26. 15:30

SMR, 대형 원전보다 비싸…빠른 공급·안정성 강점
글로벌 IT 기업, RE100에서 원자력으로 선회
한국 산업 전력난 직면…“전력 부족 대비해야”
AI시대, 에너지믹스 해법 마련을 위한 토론회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AI시대, 에너지믹스 해법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위한 원전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속 데이터센터 확충과 전력 수요 폭증에 대비하기 위한 합리적 해법으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병행 전략이 제시됐다.이런 가운데 소형모듈원전(SMR)이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며 각광받고 있지만, 비용·폐기물·핵확산 우려 등 해소해야 될 과제도 산적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26일 아시아투데이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AI 시대, 에너지믹스 길을 찾다' 토론회에서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원자력 발전이 중요하다"하다면서도 "SMR이 대형 원전보다 단가가 높고 폐기물 처리 및 핵확산 위험 등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SMR은 원자로·증기발생기·가압기·펌프를 모듈화해 공장에서 제작 후 현장 설치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설치·운영의 유연성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대형 원전에 비해 단가는 높고, 폐기물 처리·핵확산 위험·운영 안정성 등이 문제로 곱힌다.

정 교수는 원자력이 △에너지 안보 △경제성 △환경성 △수출 가능성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현재 세계적으로 90여 종이 개발 중이나 대부분은 '2030년 상업 운전'을 내세운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IT 기업들이 원자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을 주목했다. 실제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생에너지 100%(RE100)를 강조했지만, 최근 원전과 손잡고 있다.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 아마존은 X-에너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중단됐던 TMI 1호기 재가동 전력을 전량 구매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원전 5기에 해당하는 5GW 전력을 필요로 한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기업 생존의 조건이 된 것이다.

정 교수는 미국이 원전 재가동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 주목했다. 그는 "새 원전을 짓는 데 10년 이상, SMR도 5년 이상 걸린다. 미국은 팔리세이드·TMI 1호기 등 중단 원전을 수조 원을 들여 재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단가는 기존보다 두 배가량 비싸지만, 빠른 시간 안에 안정적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기업들은 제품을 잘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오히려 전력 공급 문제로 원자력에 눈을 돌렸다"며 "이는 미국 전력 사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 원전시장에선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원전 5기에 해당하는 5기가와트(GW) 전력을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5년 25GW, 2030년에는 80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한국의 모든 발전소 전력을 데이터센터에만 투입해야 할 수준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 제2공장은 10~15GW, 하이닉스 제2공장은 7.5GW, 포스코는 25GW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송전망 확충과 신규 원전 건설 없이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 교수는 "원자력은 단순히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산업 생존을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SMR의 상용화, 폐기물 처리, 안전성 확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하지만, 세계적 판도는 이미 원자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원자력 시장은 빠르게 재편 중이며, 한국도 안정적 에너지 확보와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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