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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한마음과학 국제학술세미나 “대행선·족첸, 근본 지혜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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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9. 27. 17:41

티베트불교 닝마파 최고 수행과 대행선 비교 연구
의례 강조된 족첸과 달리 대행선 접근 쉽고 생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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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첸과 대행선을 비교한 연구 논문 발표. 한마음선원 산하 한마음과학원은 27일 제10회 한마음과학 국제학술대회를 안양본원 3층 법당에서 개최했다./사진=황의중 기자
한마음선원 창건주 묘공당 대행(大行)스님(1927~2012)의 수행법 '대행선(大行禪)'과 티베트불교 닝마파의 최고 수행법 '족첸(대원만)'을 비교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관심을 끈다.

대한불교조계종 재단법인 한마음선원 산하 한마음과학원은 27일 제10회 한마음과학 국제학술대회를 안양본원 3층 법당에서 개최했다.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스님, 안양본원 주지 혜솔스님 등 스님들과 미국 박진영 아메리카 교수와 원하이밍 중국 인민대학교 교수, 프랑스 야닉 브뤼느통 프랑스 파리 시테대학 교수, 오영국 동국대 인도철학과 박사과정 등 국내외 전문가와 불자 100여 명이 함께했다. 다양한 논문이 발표된 만큼 주제도 인공지능과 불교·백운화상의 친필 연구·연등회와 수행 등 다양했다.

오영국 연구자는 국내에서는 드문 족첸 관련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대행선과 족첸 모두 무명으로 인한 착각에서 기인한, 앎의 환상에서 벗어나는 해탈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봤다. 또한 족첸과 대행선은 일어나는 생각을 다스리고, 본래 공한 근본 성품을 지켜보는(觀) 방편을 통해 마음의 '근본 지혜(릭빠·rig pa)'를 드러내는 수행이라고 평가했다.

닝마파에서는구름에 가려진 태양처럼 찰나의 장애로 근본 지혜(릭빠)가 가려졌다고 본다. 이 근본 지혜는 그 자체로 완전히 구족한 것이므로 노력해 수행할 것도 아니라고 봤다. 이는 중국 육조 혜능의 최상승 선(禪)을 설명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티베트 고승 샤카 판디타(Sakya Pandita)는 티베트 삼예사원 논쟁에서 중국 마하연 선사가 주장한 선(禪)불교의 돈오사상에 가깝다고 족첸을 비판한 바 있다.

오 연구자는 "족첸에서 언급하는 보살행은 대체로 이타행에 집중돼 있으나 수행차제의 내용 자체는 대체로 수행자 자신의 깨달음에 우선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생활선을 표방하는 대행선은 족첸에 비해 입문 절차나 의례가 없기 때문에 족첸 보다 접근이 용이하다. 또 족첸에 비교해 삶 속에서 보살행 실천을 강조하는 면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자는 근본 지혜로 바로 들어간다는 점은 같다고 보면서도 둘의 차이도 구별했다. 그는 "족첸은 인도 대승불교와 딴뜨라 전통을 이어받아 복잡한 의례와 관정으로 대표되는 비밀스러운 의식이 강조되는 반면, 오랜 시간 전승된 선불교 맥락을 이어받아 대행선은 선불교 전통에다 현대화를 통해서 접근이 쉽고 생활화됐다"고 설명했다.

논평자로 참여한 양영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족첸에 대한 연구가 한국에서 드문 상황에서 한국 대행선과 비교한 본 연구는 매우 귀중한 작업"이라며 이번 논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각 수행법의 교학·수행 맥락에서 나타나는 이질성을 주목해 보다 상세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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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선원 안양본원에서 논문을 발표하는 오영국 동국대 인도철학과 박사과정 발표자./사진=화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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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하는 양영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왼쪽)./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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