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굳히지 못한 인천, 주전 공백 속 승격 플레이오프 추격 발판을 살리지 못한 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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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승점 66(20승 6무 5패)으로 선두를 유지했지만 2위 수원 삼성(승점 58)과의 격차를 더 벌리지 못했다. 서울이랜드는 승점 45(11승 12무 8패)로 8위를 지켰고,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5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49)와는 여전히 4점 차에 머물렀다. 선두 굳히기와 상위권 추격이라는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진 두 팀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는 무승부였다.
서울이랜드는 징계로 주전들의 공백이 컸다. 직전 부천전에서 퇴장당한 박창환, 경고 누적으로 빠진 백지웅과 김오규까지 3명이 동시에 결장했다. 김도균 감독은 이주혁·허용준·에울레르를 스리톱으로 내세운 3-4-3 전술을 선택했다. 중원은 배서준·서재민·서진석·김주환이 맡았고, 수비진은 김하준·오스마르·곽윤호가 지켰다. 골문은 구성윤이 지켰다.
인천은 4-4-2로 맞섰다. 무고사와 박승호가 투톱, 좌우에는 바로우와 김보섭, 중원에는 이명주와 정원진이 섰다. 수비진은 이주용·김건희·김건웅·이상기가 꾸렸고, 골키퍼는 민성준이었다. 윤정환 감독은 도움 선두 제르소를 피로 누적을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하며 "다음 경기를 위해 이번에는 쉬어간다"고 설명했다.
전반 초반부터 인천이 기세를 올렸다. 1분 만에 김보섭이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구성윤 골키퍼가 침착하게 막아냈다. 곧이어 찾아온 분기점은 페널티킥이었다. 이명주가 오른쪽을 돌파하다 파울을 얻어냈고, 무고사가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강하게 찬 공이 골문 정면으로 향했고, 구성윤이 막아내며 서울이랜드가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페널티킥 이후에도 인천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27분, 이명주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으로 향했으나 구성윤이 다시 막아냈다. 이어 바로우와 무고사가 연이어 슈팅을 시도했지만 위력은 부족했다.
반면 서울이랜드는 전반 중반부터 반격했다. 20분 배서준의 돌파에 이어 허용준이 몸을 날려 슈팅했으나 정확히 맞지 않았고, 38분 에울레르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은 민성준에게 막혔다. 41분에는 에울레르의 스루패스를 받은 허용준이 수비를 제치고 슈팅했지만 수비에 맞으며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추가시간 서진석의 왼발 중거리 슈팅도 골문을 벗어나면서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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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은 곧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서울이랜드는 후반 13분 이주혁과 김주환을 대신해 변경준과 채광훈을 투입했고, 인천도 16분 무고사와 바로우를 빼고 박호민과 김성민을 넣었다.
인천은 이후 세트피스와 중거리 슈팅으로 계속 서울이랜드의 골문을 두드렸다.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보섭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나왔고, 21분 김보섭이 왼쪽을 돌파해 슈팅했으나 구성윤이 또 막아냈다. 22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박승호의 발리 슈팅이 골대를 넘어갔다. 26분 이주용의 프리킥, 35분 정원진의 프리킥도 모두 구성윤의 손에 걸렸다.
서울이랜드는 후반 23분 서진석 대신 윤석주를 투입하며 기동력을 보강했다. 41분에는 에울레르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아론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인천도 김민석을 투입하며 막판 총공세에 나섰으나 끝내 골은 나오지 않았다. 추가시간까지 양 팀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골망은 흔들리지 않았고 경기는 0-0 무승부로 종료됐다.
수치에서는 인천이 확실히 우위를 점했다. 점유율 57%, 슈팅 13-6, 유효슈팅 8-3으로 앞섰다. 그러나 골 결정력 부족과 서울이랜드 골키퍼 구성윤의 연이은 선방에 막히며 무득점에 그쳤다. 서울이랜드로서는 주전들의 공백 속에서도 승점을 지켰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지만, 플레이오프 경쟁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던 홈 경기에서 승리를 놓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인천 역시 선두 자리를 유지했으나 2위와의 격차를 더 벌릴 기회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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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번 경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냉정하게 짚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결과다. 인천 역시 부상자가 많아 전반기만큼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에 충분히 해볼 만한 경기였다. 우리가 주전들이 빠진 상태에서도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부분은 뼈아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다가올 일정에 대한 각오도 분명히 했다. "주중 3연전이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아이데일과 가브리엘 등 외국인 자원들이 곧 복귀한다. 빠르면 다음 경기부터 기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단에 힘이 더해지는 만큼, 남은 일정에서 반드시 반전을 만들어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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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사의 페널티킥 실축에 대해서는 "본인이 가장 아쉬울 것이다. 잘 넣는 선수라 그걸로 뭐라 할 수는 없다"며 짧게 감쌌다. 대신 그는 백업 선수들의 성장에 무게를 두었다. "최근 경기를 통해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게 보인다. 압박을 풀어내는 과정에서도 발전이 있었다. 팀이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다고 본다."
윤 감독은 마지막으로 향후 일정에 대해 "다음 주 3연전이 중요해졌다. 시즌 막판 고비를 앞두고 있다. 잘 휴식하고 철저히 준비해서 승부처를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다짐했다.
목동에서 열린 무득점 무승부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인천은 우승 굳히기를 위한 결정적 순간을 놓쳤고, 서울이랜드는 플레이오프 추격의 발판을 만들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다가올 주중 3연전은 두 팀 모두에게 시즌의 향방을 결정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