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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서 치고 받은 美·이란… 서로 때린 만큼 치솟는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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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15. 17:45

미군, 원유 수출 거점 하르그섬 타격
이란도 UAE 푸자이라에 보복 대응
브렌트유 40% 급등… 100달러 웃돌아
미 해병 2500명 이동, 지상전 가능성
미국이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기지 하르그섬을 타격하자, 이란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 바깥의 핵심 우회 수출 거점인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를 공격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원유·정제유 수출 차질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역내 공급 위기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습이 섬 장악을 위한 미국 지상군 상륙의 사전 정비 작업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14일(현지시간) 오전 걸프 지역의 석유·경제 인프라를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섰고,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곳은 푸자이라 항구였다.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푸자이라 항구의 일부 원유와 정제유 선적은 중단됐다. 하지만 화재 하루 만에 진화돼 현재 선적 작업은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IRAN USA CONFLICT
유럽연합(EU)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찍은 이란의 하르그섬. /EPA 연합
이란의 전면 보복에 앞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미국은 하르그섬을 선제 타격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하르그섬에 대한 대규모 정밀 타격을 통해 기뢰 저장시설과 미사일 저장 벙커 등 군사시설을 포함한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군이 공개한 영상과 당국자 설명을 토대로 공항과 군사시설이 타격받았지만 석유시설은 공격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이란 측도 원유 수출 터미널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하르그섬을 이란의 '왕관보석'이라고 부르며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선박 통과를 계속 방해할 경우 석유시설 공격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해당 항로를 책임져야 하며 미국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자이라 항구는 이란의 해협 봉쇄에 맞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우회 수출 거점이다.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 오만만에 위치해 이란의 통제를 우회할 수 있으며, 아부다비 유전과 연결된 아부다비 원유 송유관과 합샨-푸자이라 송유관의 종착점이다. 이 항구는 하루 약 100만 배럴의 머반유(UAE의 대표 수출 원유)를 실어 나르며 이는 세계 원유 수요의 약 1%에 해당한다.

푸자이라의 저장 능력은 약 1억1000만 배럴 규모의 저장 능력을 갖춘 세계적인 원유 저장·블렌딩 허브로 꼽힌다. 동시에 중동 최대 규모의 정제유 상업 저장 거점 가운데 하나로 원유뿐 아니라 정제유와 선박 연료 시장까지 직접 연결돼 있다. 푸자이라에서는 지난해 하루 평균 170만 배럴이 넘는 원유와 정제유가 선적됐다.

로이터는 푸자이라가 2025년 해상 연료 판매량 기준 세계 4위 항구였으며 비티티아이(VTTI)·비톨(Vitol)·아드녹(ADNOC)·보팍(Vopak) 등 글로벌 업체들이 이 항구에서 저장·혼합·선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르그섬 타격 이후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AP통신·NYT 등에 따르면 약 2500명의 미군 해병이 승선한 최대 3척의 군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WP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한 해병원정대에 상륙정·헬기·F-35 전투기와 약 800명의 보병 대대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WP는 이 전개가 하르그섬과 직접 연관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하면서도 해당 부대가 상륙작전과 섬 점령 임무에 특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하르그섬 군사시설 공습이 단순한 응징을 넘어 향후 지상 작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 정비 작업일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공방의 파급 효과는 즉각 에너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쟁 2주 만에 브렌트유가 40%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하르그섬 인프라가 실제 손상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하루 2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업계가 분석한다고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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