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국토교통부 분당 정비구역 지정 물량 제한에 불이익 맞다

국토부 설명 자료 정면 반박…분당만 실질적 불이익 주장
신 시장, 물량제한 철회 위해 분당 주민들과 끝까지 싸울 것

신상진 성남시장이 지난 26일 시청 모란관에서국토교통부의 '1기 신도시 정비사업 후속 추진방향'발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성남시

경기 성남시와 국토교통부가 제1기 신도시 정비사업 추진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29일 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26일 '1기 신도시 정비사업 후속 추진방향'을 발표했는데, 1기 신도시 5곳 중 성남 분당에만 연차별 물량과 이월을 제한하기로 한 것에 대한 성남시의 불만에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성남시의 불만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성남시에만 정비구역 지정 이월을 제한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성남시는 국토교통부의 해명은 사실을 호도하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구체적인 쟁점을 들어 반박했다.

먼저 시는 국토교통부가 이번 이월 제한 조치가 성남시뿐 아니라 5개 지자체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현재 기본계획에 해당 내용을 반영한 곳은 성남시와 고양시뿐이며, 실제로 즉각적인 적용을 받는 곳은 내년에 초과 물량을 배정하지 않은 성남시가 유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양시의 경우 같은 제한 조치를 받더라도 초과 물량이 더 많아 적용을 받지 않아 결과적으로 성남시에만 불이익이 집중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제한을 받는 것은 성남시뿐이므로 사실상 성남시에만 규제가 집중됐다는 것이다.

또 국토부는 성남시 기본계획에 '연간 허용정비물량 한도 내에서 차년도 또는 다년도로 재배분한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며, 성남시가 스스로 수립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는 "국토부의 요청에 의해 지난 6월 해당 문구를 반영한 것은 사실이나, 그 의미가 왜곡되고 있다. 문구에서 말하는 정비물량은 관리처분 시점의 '허용정비물량'을 의미하며, 이는 정비구역 지정 단계가 아니라 이주 시점에서 주택 수급을 조절하기 위한 관리 개념"이라고 밝혔다.

시는 "국토교통부가 최근까지 2026년 정비구역 지정 대상 물량과 선정방식에 대해 협의를 지속해 왔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이월 제한'을 근거로 성남시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울러 시는 국토교통부가 선도지구 공모 평가기준과 이격되어 있는 구역 간 결합을 추가하면서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는 공모 일정, 표준 평가기준 제시 등 전 과정을 주도했고, 지난해 6월 17일 국토부 주관 점검회의에서도 '필요시 공모기관에서 평가항목을 구성하여 평가 가능'이라고 안내했다. 실제 성남시는 국토부와 수차례 협의를 거쳐 기준을 마련했으며 절차와 내용 모두 국토부와 공유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국토교통부가 이제 와서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그동안 국토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역할을 전면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신상진 시장은 "이번 국토교통부 설명자료는 사실관계를 호도하며, 책임을 성남시에 떠넘기려는 것일 뿐"이라며, "국토부는 이번 9.26 조치가 실질적으로 성남시에만 불이익이 집중되는 것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정비구역 지정 물량 제한'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분당 주민들과 함께 물량 제한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