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발열·이상 탐지 체계 필요
정부 인프라 사업 인식전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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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관련 부처 및 기관 등에 따르면 이번 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주요 행정시스템 장애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AI전략위가 그 중책을 맡게 됐다.
지난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 디지털 인프라는 핵심적 안보 자산이자 국민 일상을 지탱하는 혈관과도 같다"며 "지금이라도 이중운영체계를 제대로 갖추고 운용해야 한다. AI전략위가 총괄을 맡아 지휘해 팀을 짜고 빠르게 대책을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민간과의 협업을 통한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을 단행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AI전략위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기반 시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장단기 대책 마련 등 AI 인프라 운영의 근본적인 구조 개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TF에는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과 AI전략위 민간위원을 공동 단장으로 두고 네트워크·시스템 및 법률 전문가들이 참여하게 된다.
화재 발생 3일 만에 이 대통령이 AI 기반의 대책 마련을 지시한 가운데, 이번 사고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클라우드 이중화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한 서비스일수록 체계적인 예비 시스템을 갖춰 유사시에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또 이번 국정자원 화재를 계기로 AI 기반 이상 탐지 시스템의 도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글, 아마존의 경우 AI 운영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3년에는 구글 데이터센터의 전력 계통 이상을 AI가 사전에 감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온도, 전력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발열이나 전력 이상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계에서는 국가 주도의 대비책은 물론 정부 인프라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향후 데이터센터를 추가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방침 아래 안정적인 대비책 마련을 위해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주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클라우딩 컴퓨팅 분야에서 AI가 자주 활용되는 만큼 민간 자원까지 동원을 해서 데이터 백업의 기반을 만들자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의 경우 정부 인프라 사업, 특히 유지보수 예산에 대한 시선이 인색한데, 이번 사태를 통해 이러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6일 오후 8시 15분께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배터리 팩이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국민신문고, 국가법령정보센터를 비롯한 96개 정부 서비스가 직접적인 화재 영향을 받는 등 647개 업무시스템의 작동이 중단됐다.
그중 전소된 전산실에 있던 주요 정보시스템 96개는 대구센터로 이전, 구축까지 4주의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