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부산 등 지방 미분양 소진 '속도'…PF 채무 감소 中
5000억원 규모 ‘PF 보증’ 질적 관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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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KCC건설은 최근 부산 '해운대 라센트 스위첸' 오피스텔의 중도금 대출 리파이낸싱을 지원하기로 했다. 분양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대출 리파이낸싱을 제공하는 동시에 275억원 규모의 채무보증도 함께 부담한다.
이번 KCC건설의 부산 오피스텔 채무보증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KCC건설의 재무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점에서 추가적인 보증 부담이 발생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해당 오피스텔은 최고 36층·2개 동·총 222실 규모로 지난해 12월 완공됐다. KCC건설이 이곳 현장의 공사비 회수는 완료했지만, 일부 계약 포기 세대가 발생하며 분양률 제고를 위해 최근 '할인 분양'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오피스텔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단기적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곳 미분양도 장기화할 경우 회사의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KCC건설은 대전·대구 등 지방에서 다수의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 규모 대비 높은 PF 우발채무 또한 KCC건설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기준 KCC건설의 부동산 PF 보증 규모는 5552억원으로, 자기자본(5085억원)을 상회한다. 대표적으로 대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에는 2250억원 규모의 자금 보충 약정을 체결했고, 현재는 1000억원 미만이 남아있다. 이 단지는 지난 2022년 분양에 나섰으나 현재도 분양을 진행 중이다. KCC건설은 기분양 대금으로 기존 PF를 상환했으며, 잔여 대출금은 다음 달 담보대출을 통해 대환 처리할 방침이다.
전남 광주 '상무 퍼스티넘 스위첸'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청약 경쟁률이 0.15대 1에 불과했고, 여전히 분양 계약을 완료하지 못했다. KCC건설은 이 단지에도 1325억원 규모의 자금 보충을 제공했다. 현재는 1076억원 수준이 남아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KCC건설의 PF 우발채무 리스크 상당 부분이 대구·광주 주택 현장에 집중돼 있다"며 "두 사업장의 준공은 마쳤지만, 미분양 물량이 많아 미수채권 회수와 PF 대출 해소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결국 분양 성과 개선 여부가 회사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KCC건설의 최근 실적 개선 흐름이 재무 리스크를 일부 상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공공·민간 공사 계약 잔액은 총 4조원을 넘었고, 지난 5월에는 2949억원 규모의 부산 괴정8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서울 성동구 오피스텔 개발사업 시공사로도 선정되면서 수주 잔고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원가율 개선이 두드러진다. KCC건설은 2022년 이후 철근·레미콘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원가율이 95%를 웃도는 등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그러나 철저한 자재비 관리로 지난해 상반기 91.32%였던 원가율을 올해 상반기 84.9%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KCC건설 관계자는 "해운대 라센트 스위첸 리파이낸싱은 수분양자의 중도금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 성격으로, 수분양자의 신용담보에 기초하기 때문에 회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며 "공사비 수금은 완료됐고, 분양도 유의미하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광주 사업장의 준공 후 미분양분도 적극적인 분양을 통해 해소되고 있어 PF 보증 규모가 점차 줄고 있다"며 "이를 종합해 올 상반기 실적에서 원가율 개선과 수주 확대 효과가 반영되며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