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스캠·자금세탁·탈세 등 추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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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구엘 모렐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자를 만나 "아캄은 규제 준수(컴플라이언스)나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KYC)에 그치지 않고 모든 거래 주체의 익명성을 해제하는 데 집중한다. 아캄의 기술을 활용해 규제 당국도 가상자산 시장을 감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캄 인텔리전스는 가상자산 거래 기록, 자금 흐름, 고래·KOL(중요 오피니언 리더)의 지갑 주소 및 활동 등 공개된 블록체인상 정보를 수집·분석해 데이터 해석이 어려운 사용자들에게 시각화·알림·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기술적 장벽을 낮추고 정보 비대칭을 줄여 투자자 보호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캄에서는 KOL이 특정 코인을 홍보하거나 펌프 앤 덤프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관여하는지 확인해 토큰 러그 풀 등 스캠이나 허위 광고를 걸러낼 수 있다. 해킹 등 비정상적인 시장 움직임도 미리 탐지해 데이터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자금 세탁이나 탈세 역시 추적할 수 있다.
아캄의 데이터 분석·추적 기술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과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모렐 CEO의 주장이다. 그는 "규제 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을 감독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블록체인상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나 테슬라, 일론 머스크가 무엇을 보유했고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으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아캄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수십억개의 지갑과 거래 데이터 추적이 가능한 이유는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데이터 마이닝 기술 도입 덕분이다. 수십억개의 지갑과 주소를 태깅하려면 AI 활용이 필수적이며 수작업으로는 불가능하다. 데이터 정확성과 투명성을 위해 AI 프로세스와 휴리스틱 기반 검증, 데이터 분석가 팀의 수작업 모니터링을 결합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모렐 CEO는 한국을 비롯한 블록체인 채택률이 높은 국가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미국·영국·EU·베트남 등 사용자 기반이 탄탄한 국가일수록 아캄의 도입 효과가 크다고 예상했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생소한 국가에서는 아캄 서비스의 이해와 사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기술 친화적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아캄의 경쟁력은 비용 효율성에도 있다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경쟁사가 대규모 다년 계약에 의존하는 반면, 아캄은 프리미엄 고객이 아닌 대다수 사용자에게 무료로 플랫폼을 제공해 초기 진입 장벽이 낮다고 강조했다.
향후 데이터 정보 시장에서 리스크로는 프라이버시 코인 성장을 꼽았다. 모렐 CEO는 "프라이버시 체인이나 모네로(Monero), Z캐시(Zcash) 등 프라이버시 코인의 성장과 ZK-싱크(Sync)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대중화되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