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이 생활 속에서 소비자와 소통하는 이색 협업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일러·난방기기 전문 기업이라는 전통적 이미지를 넘어, 브랜드 외연을 넓히려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1일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편의점 CU와 협업해 '보일라면'을 재출시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이며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제품으로, 보일러·온수 이미지를 라면과 결합해 브랜드 정체성을 생활 속 경험으로 확장한 사례로 꼽힌다.
보일라면은 캠핑·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과 맞물리며 수요가 늘었고 재출시 직후 주요 편의점에서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회사는 여기에 보일러 모양의 '온수팩'을 함께 선보여 소비자가 일상에서 브랜드의 '따뜻함'을 체감하도록 설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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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롱고롱 숙면대회 포스터./경동나비엔
체험형 이벤트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고롱고롱 숙면대회'를 개최하고, 참가자들이 숙면매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심박수를 측정해 '숙면왕'을 선정하는 방식은 제품 기능을 유쾌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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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보일러 백팩./경동나비엔
굿즈 마케팅을 앞세워 MZ세대와의 소통도 확대하고 있다. 실제 보일러 외형을 본뜬 백팩은 출시와 동시에 SNS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이벤트 응모자만 2700명을 기록했다. 백팩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와 '연통빠짐주의' 같은 문구를 새겨 넣어,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어 선보인 여행용 캐리어는 가전을 패션 아이템으로 확장한 사례로 제조업체로서는 이례적인 시도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경동나비엔의 이 같은 행보가 성능과 기술력 중심의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생활 속 경험과 감성을 결합한 협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실제 곰표 티셔츠·진로 두꺼비 굿즈처럼 전통 제조업체가 협업을 통해 MZ세대의 호응을 끌어낸 사례 역시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계절 수요가 뚜렷한 보일러·온수기 시장에서 협업·굿즈·체험 이벤트를 통한 일상적 노출은 브랜드 지속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앞으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유쾌한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라면서 "따뜻함·숙면 등의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1020세대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