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대상으로 2100억원 3자배정증자 실시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 ‘시공권’ 확보 눈독
|
1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은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30일 신세계프라퍼티에 신세계동서울PFV 지분 10%를 221억원에 매각했다. 해당 지분은 HJ중공업이 2019년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신세계프라퍼티에 4025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양사가 공동으로 신세계동서울PFV를 설립하기로 하고 투자한 지분이다.
당시 HJ중공업은 동서울터미널 개발사업을 위해 323억원을 별도 투자했는데, 이번에 221억원을 받고 해당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신세계동서울PFV 지분은 △신세계프라퍼티 90% △이마트 5% △한국산업은행(관리신탁) 5% 등으로 변경된다.
그동안 HJ중공업은 영업현금흐름 개선과 보유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차입금 축소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고 기업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을 유지해왔다. 실제 회사는 차입금 상환 및 현금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서울터미널을 매각했다. 인천시 서구 소재 부지를 매각한 이유도 자산매각을 위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이날 HJ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증자를 통해 21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HJ중공업은 이번 지분 매각에도 신세계그룹과의 관계를 이어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총사업비가 1조8790억원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계약잔액(6조8669억원)을 고려하면 HJ중공업 입장에선 대형 사업장에 해당된다. 기본도급액 기준으로 최대 사업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수주한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골조 및 마감공사(3418억원)다. 서울시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해당 사업을 착공해 2031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동서울종합터미널 부지를 재개발해 교통·문화·상업시설로 이뤄진 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인데 이마트 본사 등이 들어선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해당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총동원한다고 볼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이 해당 시공권을 가져갈 경우 수주잔고를 올 6월 말 ㅊ기준 2조3214억원에서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신세계건설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그룹 이외의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세계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익편취 제재 대상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보유지분 20% 이상과 그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한 자회를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보고 특별 감시를 하는데 신세계건설이 여기에 포함됐다. 사익편취는 기업 총수나 특수관계인이 회사 자원을 이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뜻한다.
올 상반기 신세계건설은 원주 트레이더스, 스타필드 창원 조성 공사 등 신세계그룹의 일감만 수주하고 있는 상태다. 올 상반기 신세계건설의 내부거래 비중(37.5%)이 2024년 상반기(80.4%)보다 개선됐지만,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에 대한 단독 시공권을 획득할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대폭 뛸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하고자 HJ중공업과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개발 인허가 단계로 시공사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앞으로 사업 성공적으로 진행해 서울 동남권 랜드마크이자 초대형 광역교통허브로 개발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유상증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역량 강화 및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등 방산부문 투자 확대 등 중장기 사업경쟁력 강화 목적이 있다"며 "올해 1500억원, 내년 5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당 지분을 매각했지만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에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