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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에서 양측은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와 하마스의 무장 해제 등 핵심 쟁점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전투 중단, 인질 석방, 구호물자 반입을 포함한 트럼프안의 기본 원칙에는 동의했다. 이번 계획은 아랍 및 서방 주요국들의 지지도 확보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가자 전쟁 2년 만에 종전을 향한 가장 현실적인 기회"라며 "조속히 타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번엔 진짜로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협상을 이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은 세부 조항을 놓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는 미국·이집트·카타르가 중재국으로 참여했다. 팔레스타인측 관계자는 "첫 회의는 밤늦게 종료됐으며 7일 추가 협상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인질 석방 조건과 이스라엘군 철수의 범위·시기를 중점적으로 논의했으며, 이스라엘이 '영구 휴전'과 '완전 철수'를 약속할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협상 도중에도 가자시티에서는 폭발음이 계속 들려 공습이 완전히 중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2년을 하루 앞두고 열렸다. 당시 공격으로 1200명이 사망하고 251명이 인질로 잡혔다.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작전으로 지금까지 6만7000명 이상이 숨지고, 가자지구 주민 220만 명 대부분이 집을 잃었다.
이스라엘의 한 안보 소식통은 "초기 협상은 인질 석방에 집중할 것이며, 하마스에 며칠간의 유예기간을 줄 계획"이라며 "이스라엘군은 트럼프안에 명시된 '옐로라인'까지만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전략적 완충지대 확보를 위한 조치로, 추가 철수는 하마스의 조건 이행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인질 송환을 위한 전쟁 종식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강경파들은 전투 중단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빠른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협상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이 "최소 며칠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가 제시한 '72시간 내 인질 송환' 시한도 숨진 인질의 유해 수습까지 포함하면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표단에는 정보기관 모사드와 신베트 관계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외교보좌관 오피르 팔크, 인질 담당 갈 허시가 포함됐다. 전략사무장관 론 더머는 협상 진전에 따라 이번 주 후반 합류할 예정이다.
하마스 측 대표단은 도하 공습으로 아들을 잃은 하마스 지도자 할릴 알하이야가 이끌고 있다. 미국은 특별대표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자레드 쿠슈너를 파견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양측이 인질 명단과 정치범 석방 명단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트럼프안에 포함된 '하마스 무장 해제' 조항이다. 한 하마스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점령이 끝나고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되지 않는 한 무장 해제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이 비극적인 분쟁을 끝낼 수 있는 기회"라며 "국제사회가 반드시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