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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한걸음, 일터로 다시 한걸음”…산재근로자 산림치유 1년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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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10. 13. 14:56

심리회복·가족관계 회복 효과 입증…조기 예산 소진에 확대 추진
2026년부터 유족·고위험군·교통약자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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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좌측)이 제1회 산재근로자의 날을 기념해 4월 29일에서 30일까지 국립춘천숲체원에서 산재근로자와 가족들을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개최했다./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를 겪은 노동자와 가족들이 숲에서 마음을 다독이고 다시 일터로 나아가고 있다.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공동 추진 중인 '산재근로자 산림치유 협력사업'이 시행 1년 만에 심리 회복과 가족 관계 개선에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정부가 내년부터 사업 확대에 나선다.

13일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대전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에서 협력사업의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높은 만족도와 함께, 예산 조기 소진이라는 수요 급증 현상도 소개됐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산업재해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근로자와 가족들이 자연 속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고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로 도입됐다. 숲 해설과 명상, 가족 소통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돼 참여자 개개인의 회복과 관계 개선을 동시에 도모한다.

실제로 한 산재 피해자는 "사고 이후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렸지만 숲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함께하지 못했던 가족과 웃고 대화할 수 있어 큰 위로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2024년 5월부터 8월까지 전국 10개 산림복지시설에서 총 85회에 걸쳐 운영됐으며, 산재근로자와 가족 등 총 2,320명이 참여했다. 당초 예상보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연간 예산이 조기에 소진됐으나, 공단은 연말까지 프로그램을 확대해 추가 수요를 수용하기로 했다.

공단과 진흥원은 산림치유가 단순한 여가체험을 넘어 산재근로자의 심리 회복과 재활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내년부터 프로그램을 더욱 다각화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산재 유족의 상실감 극복, △정신건강 고위험군 산재근로자 대상 심리 회복 지원, △고령자·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찾아가는 산림치유' 등 맞춤형 프로그램이 신규 도입될 예정이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산재보험의 궁극적인 목표는 산재근로자가 더 빠르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숲이라는 회복 공간을 통해 산재근로자와 가족이 정서적 안정을 되찾고 삶의 의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치유 기반의 재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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