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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한국 최초의 AI 활용 장편 영화 ‘중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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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10. 14. 13:47

박진감·사실감 가득한 초반부…로케이션 촬영 덕분
중반부 이후 AI 영상 특유의 조악함이 실소 자아내
15일 개봉…상영 시간 1시간 남짓에 관람료 8000원
중간계
15일 CGV에서 단독 개봉하는 '중간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 영화다./제공=CJ CGV
베트남에서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은 '재범'(양세종)이 귀국해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수상한 남자들이 '재범'을 미행하는 가운데, 연예계 관계자로 신분을 위장한 국정원 요원 '장원'(변요한)과 재기를 노리는 배우 '설아'(방효린)는 뮤슨 이유에서인지 장례식장을 찾아 '재범'을 도와 상주 노릇을 한다. 이들과 인연이 있어 보이는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 PD '석태'(임형준)와 형사 '민영'(김강우)까지 모인 와중에 '재범'이 수상한 남자들에게 납치당하고, '장원' 일행은 뒤를 쫓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이승과 저승 사이에 있는 중간계에 갇히게 된다.

15일 베일을 벗는 '중간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 영화라는 게 배급과 단독 개봉을 겸하는 CJ CGV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넘어가자니 뒷맛이 살짝 개운하지 않다. 상영 시간이 61분으로 최소 90분 이상인 보통의 장편 상업 영화보다 훨씬 짧은데다, 스크린에서 구현되는 AI 기술의 수준 역시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어서다.

호랑이·뱀·쥐 등 12간지 동물들의 모습을 한 저승사자들이 '장원' 일행을 추격하는 지하철 역내 시퀀스는 꽤 긴박감이 넘치고 AI와 컴퓨터그래픽(CG)의 흔적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사실적이다. 이와 함께 한밤중 텅 빈 광화문 광장과 조계사 등 서울 한복판에서 실제로 이뤄진 로케이션 촬영은 시각 효과(VFX)를 전면에 앞세운 영화들의 단점으로 여겨지는 그린 스크린의 한계, 즉 배우들의 연기가 어디인지 모르게 답답하게 느껴지는 단점을 보완한다.

하지만 장점은 여기까지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뜻밖의 인물이 난데없이 끼어들어 액션 장면을 주도하는데, AI로 만들어진 영상 특유의 조악함이 진하게 배어나는데다 지나치게 장난스러워 이전까지 캐릭터들과 관객들이 힘을 합쳐 어렵게 쌓아올린 감정을 일시에 와르르 무너뜨린다. 그 때문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싸구려 특수 효과로 범벅이 된 홍콩의 판타지 액션물을 보는 것처럼 다소 억지스럽고 실소만 자아낸다.

종합하자면 한마디로 베타 테스트 시제품에 가까운 작품이다. 영화 제작에 있어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 AI 기술의 효과적인 활용법을 어떻게 찾아갈지 출발점을 제시하고 물음표를 던지는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영화 '범죄도시'와 OTT 드라마 '카지노' '파인: 촌뜨기들' 등을 연출한 강윤성 감독이 제작과 연출을 맡고, '원 모어 펌킨'으로 지난해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권한슬 감독이 AI 연출로 힘을 보탰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주중 관람료는 상영 시간을 감안해 8000원으로 책정됐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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