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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빠진 자리 채운다…HD현대, 스마트 크레인 북미 진출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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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10. 14. 17:35

美서 중국산 크레인에 100% 관세 부과
HD현대삼호, 40년 업력 바탕 기술 검증
사진3.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4일(목)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HD현대삼호 조선소를 찾아 주요 생산 설비와 고위험 작업 현장을 점검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4일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HD현대삼호 조선소를 찾아 주요 생산 설비와 고위험 작업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HD현대
미국 정부가 중국산 크레인에 100%의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항만 크레인 제작을 전담하는 HD현대삼호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렸던 국내 업체들이 탈중국 기조 확산에 기회를 맞은 그림이다. HD현대삼호는 이미 연간 10기 수준의 크레인 생산 능력을 보유 중으로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다음달부터 중국 조선업 제재안에 따라 중국산 컨테이너 크레인(STS)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한다. 이외에도 야드 크레인(RTG) 등 중국산 항만 장비에 대해서는 최대 150%의 관세를 물린다.

항만 크레인은 해상 물류 과정에서 컨테이너 등 물체를 이동시키는 대형 핵심 장비다. 세계 항만의 스마트화와 자동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성능 크레인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항만 크레인을 통한 사이버 보안 등 안보 이슈가 반영된 제재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중국산 제품 가격이 국산보다 10~20% 저렴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 왔다. 국내 항만에 있는 크레인 역시 대부분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삼호는 전 세계 시장에서 3~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미국의 중국산 제재는 국내 업체들이 본격적인 수주 활동을 펼칠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HD현대삼호는 가장 선진화된 스마트항만으로 평가되는 싱가포르 PSA 투아스항에 항만 크레인 4기를, 국내 최초의 완전자동화 항만 부산신항에 2-5단계 항만 크레인 9기를 납품해 운영 중이다. HD현대삼호는 스마트항만을 추진 중인 광양항에서도 올해 초 컨테이너 크레인 8기 수주를 따낸 바 있다.

앞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미국 USTR 대표를 만나 HD현대삼호의 크레인 제조 역량을 직접 소개하는 등 북미 시장 진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어 지난달에도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삼호 사업장을 찾아 주요 설비를 점검했다.

앞으로 미국의 탈중국 기조와 더불어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크레인 제작 요청이 증가하면서 HD현대삼호가 설비 증설을 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또 HD현대가 한미 조선협력인 마스가 프로젝트 아래 미국 조선업체들과 협력을 맺고 현지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크레인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비교적 용이해진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북미 해양 크레인 시장은 지난해 11억5000만 달러 에서 연평균 6.9% 성장해 2034년 22억6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제 막 고율 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데다, 미국 항만에서 실제로 크레인을 교체하기까진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삼호는 해외 주요 항만에 크레인 공급사로 등록돼 있어 시장 참여 기회는 항상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시설투자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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