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주도권, 카드사서 브랜드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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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CC는 특정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해당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유입시키고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최근 카드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카드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협상 테이블에서의 주도권이 브랜드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초기에는 카드사가 조건을 제시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브랜드가 조건표를 들이밀며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을'의 위치에서 협상을 하다보니 과도한 마케팅 비용 부담 등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근 카드사들에 PLCC 카드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EF)를 발송했다. 무신사는 지난 2021년 현대카드와 손잡고 PLCC인 '무신사 현대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내년 현대카드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파트너사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잇따라 독점 파트너사들을 놓치게 된 셈이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신한카드와 손잡고 '배민 신한카드'를, 스타벅스는 삼성카드와 제휴를 맺고 '스타벅스 삼성카드'를 출시했다. 현대카드는 배달의민족, 스타벅스와의 계약 지속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무신사 외에도 대한항공, 네이버와의 계약도 내년 종료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일부 파트너사와 재계약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한·삼성 등 주요 카드사들 역시 PLCC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서 더 큰 혜택을 제시하는 카드사를 새 파트너사로 낙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PLCC 열풍이 확산되면서 일부 브랜드의 요구 조건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신사는 무신사 채널에서 전월 실적 제한 없는 5% 이상의 적립 혜택, 연간 120억원 이상의 마케팅 예산 분담 등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무신사 현대카드의 경우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을 채울 경우 무신사·솔드아웃에서 결제 시 5%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다. 월 할인 한도는 3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두터운 고객층을 보유한 플랫폼을 잡기 위해 경쟁을 하다 보니 과거보다는 플랫폼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