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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한심한 XX야” 與 “폭행 유발”…과방위, 욕설문자 폭로에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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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체리 기자

승인 : 2025. 10. 14. 18:10

與김우영, 박정훈 '이 찌질한 놈아' 문자내역 폭로…여야 고성
최민희, 이상휘·박정훈·박충권에 "트리오냐"…회의 파행 거듭
박정훈 "개딸 추정 사람들에게 문자·전화가 온다"
과방위 국감, 설전 벌이는 여야 의원들<YONHAP NO-4388>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의 질의 중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
여야가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욕설 문자'를 두고 강하게 충돌하면서 국정감사는 파행을 거듭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과의 문자 메시지 내용과 박 의원의 전화번호를 함께 공개하면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갔고, 회의장은 한때 '난장판'이 됐다.

김 의원이 이날 오후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민영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에게 허위정보 유포 관련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박 의원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문자 메시지 내역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내란 행위를 규탄하는 발언을 했고 특정 의원과 연관된 사람의 얘기를 했더니 그 당사자가 저한테 개인적으로 이런 문자를 보내 왔다"며 "보이시냐, 확대 안 되나. 이걸 보낸 사람이 박정훈이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공개한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달 2일 '박정훈입니다 전화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뒤, 지난 5일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여기서 박 의원의 개인 전화번호가 노출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최 위원장이 동료 의원에게 욕한 부분을 사과하라며 기회를 주지 않았다.

박 의원이 "야 이 한심한 XX야"라고 말하자, 여당 의원들도 '사과해라', '나가라', '폭행을 유발하지 마시라'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 위원장과 민주당 과방위원들 자리까지 찾아가 항의하면서 회의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지만, 설전은 계속됐다. 몇 분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를 떠나면서 대치는 일단락됐다.

약 30분이 지난 뒤 속개된 회의에서도 박 의원이 신상발언을 요구했지만, 최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고 여야 간사에게만 의사진행 발언을 허락하면서 실랑이를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최 위원장이 박충권·박정훈·이상휘 의원을 향해 "트리오냐. 3명이 동시에 위원장에게 그러냐. 도저히 진행을 할 수 없다"며 또다시 정회를 선포했다.

◇박정훈 "김우영, 누군가 부탁 받았나…자기가 쓴 부분 잘라내고 공개해"

이후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은 회의실 앞으로 나와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초지종을 밝혔다.

박 의원은 "사건의 발단은 9월 2일 상임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방통위 관련법을 통과시키고 항의 차원에서 제가 발언을 했다"며 "발언이 끝난 뒤 정회 상황에서 김 의원이 '저 인간만 없으면 우리 과방위가 좋을텐데'라는 모욕적인 말을 했지만, 대응 안 하고 쳐다보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김 의원은 저희 야당 의원들이 있는 소회의실에 전화하면서 들어왔고 '나가서 해달라'고 하자 다짜고짜 욕하면서 멱살을 잡았다"며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여러 험한 말을 주고받았다. 저녁 때 김 의원하고 풀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전화를 했지만 안 받아 문자를 보냈다. 화해하고 싶은 마음으로 문자를 보냈지만, 답을 안 하고 한 마디로 씹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날 상임위에서 제 가족 관련 영상 사진을 틀더니 가족을 건드리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그날 그런식으로 공격해서 밤에 제가 '이 찌질한 놈아'라고 문자를 보냈고, 곧장 '이 찌질한 XX야'라고 답장이 왔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5일 국회 과방위가 개최한 방송 미디어 통신 거버넌스 개편 공청회에서 차규헌 전 교통부장관(박 의원의 장인)이 들어간 12·12 쿠데타 후 전두환 일당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이 자신의 문자 메시지 내용만 잘라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의원이 한달 넘은 얘기를 꺼낸 것은 제가 김현지 제1부속실장에 대해 문제제기 했던 것이기 때문"이라며 "누군가의 부탁을 받거나 저를 공격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것인지. 일방적으로 자기가 쓴 부분은 잘라내고 공개한 것은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이 전화번호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서 "일부로 보여준 것 같다"며 "개딸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문자가 오고 전화도 걸려오고 있다. 기자시절부터 쓰던 번호를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는데 이런 테러를 당하면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과방위 회의가 다시 속개하자마자 최 위원장이 박 의원에게 퇴장을 명령하면서 또 소란을 빚었다. 하지만 과방위 야당 간사를 맡은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중재한 뒤 박정원(유튜버 쯔양) 씨에게 '사이버 렉카' 문제와 관련된 국정감사 질의를 이어가면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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