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간 시너지로 교차 이용률 ↑
마케팅 비용 절감 통한 수익성 확대
그룹차원 플랫폼 강화… 실적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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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그룹 통합 슈퍼앱 '우리WON뱅킹'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고객 유입 확대와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나섰다. 동양·ABL생명 인수로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데 이어, 은행·카드·보험·증권 등 계열사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플랫폼 전략을 본격 가동하면서 수익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슈퍼앱 전략은 임종룡 회장이 직접 추진해온 핵심 과제다. 그룹 내부 IT 거버넌스와 개발 체계를 정비하고 앱을 통합해 은행 중심에 머물던 플랫폼을 그룹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마케팅 전략까지 선보이면서 계열사간 교차 이용률을 높이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지면서 향후 실적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종합금융그룹 출범 이후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핵심 축으로 삼고 그룹 슈퍼앱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존 은행 중심의 앱을 전면 개편해 통합 슈퍼앱 'NEW 우리WON뱅킹'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플랫폼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전략을 통해 고객 한 명이 그룹 내 여러 계열사를 동시에 이용하게 만드는 '교차이용률 확대'를 목표하고 있다. 이전에는 고객이 은행·카드·증권·보험을 각각 다른 앱으로 이용해야 했다면, 이제는 한 앱에서 계좌조회·투자상품 가입·보험청약·알뜰폰 서비스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그룹 입장에서는 마케팅 채널을 통합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계열사의 상품을 동시에 제안할 수 있다.
교차이용률 확대는 곧 영업비용 절감과 수익 확대로 이어진다. 은행 고객이 보험이나 카드 상품을 추가로 이용하거나, 증권 고객이 예금이나 대출상품을 쉽게 접하는 식으로 계열사 간 순환구조가 작동하면 별도의 영업망 확충 없이도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우리금융은 디지털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해 전날 그룹 공동 마케팅 행사인 '우리금융 다함께 페스타(우다페)'를 개최했다. 7개 계열사가 참여해 32종의 특판 상품을 선보였고, 우리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인 '우리WON모바일'도 합세했다. 단일 앱을 통한 그룹 공동 마케팅이 성과를 낼 경우, 디지털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4조94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가 예상된다. KB금융(-2.6%)과 하나금융(-7.5%)이 역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은 9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동양·ABL생명 인수 후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지만, 그룹 차원의 플랫폼 강화 전략이 4분기부터 실적 반등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향후 AI 기술을 슈퍼앱에 결합해 상품 추천 정밀도를 높일 것으로 거론된다. 이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종합금융그룹의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구상된다.
임종룡 회장은 "올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성공적으로 완성했다"며 "하반기에는 핵심과제를 실천을 통해 선도 금융그룹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