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5%매각… 1.8조원 자금 확보
미래 성장동력·주주가치 제고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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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L)이 사상 최대 규모의 IPO로 현지 증시에 입성한 데 이어, 국내 대기업들의 '인도 공략 2막'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번 상장에서 인도법인 지분 15%(1억181만5859주)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매각하며, 공모가는 주당 1만8000원(1080~1140루피)으로 확정됐다. 공모가 최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12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며 이는 월풀 인도법인(약 2조4000억원), 타타그룹 계열 볼타스(약 7조200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도 시장의 성장성도 LG전자의 현지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냉장고 보급률 약 40%, 세탁기 20%, 에어컨 10% 수준에 불과해 성장 여력이 크고 중산층 가구 비중도 2030년까지 46%로 확대될 전망이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 진출 이후 28년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2개 생산기지, 51개 지역사무소, 780여 개 브랜드숍을 운영 중이며 스리시티 지역에 세 번째 생산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이번 IPO를 계기로 LG전자는 '인도를 위해(Make for India)', '인도에서(Make in India)', '인도를 세계로(Make India Global)'라는 3대 전략을 제시했다. 현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구매력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을 확대하고 생산·R&D·판매 전 밸류체인을 고도화해 인도 경제 성장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도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현지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가전(HS) 사업부의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관세 리스크 완화, 온라인 판매 확대, 구독형 서비스 모델 확장이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지난해 10월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현지 자본시장에 공식 입성했다. 약 2785억9000만 루피(약 4조5000억원)를 조달한 이 IPO는 인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 중 하나로 기록됐다. 현대차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전기차 생산 확대, 판매망 고도화, 연구개발 투자 등을 추진하며 인도를 글로벌 EX 및 소형 SUV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를 바탕으로 소비·제조·기술이 동시에 성장하는 드문 신흥시장이다. 연 6% 안팎의 경제성장률,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산층과 젊은 인구 구조는 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IT·자동차·가전·배터리 산업 모두에서 신흥국 시장을 테스트하고 글로벌 확산으로 연결하는 '전초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와 현대차가 나란히 IPO를 통해 인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것도 단순한 현지 판매 확대를 넘어 향후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을 설계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번 상장으로 인도는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거점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LG전자와 인도법인 성장을 동시에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