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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정부 부울경 전략에 맞춰 20조 공급…실효성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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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5. 10. 15. 18:23

내년 한 해 생산적금융 20조원·포용금융 1조원 공급
해양·조선·방산·항공·에너지 등 핵심 투자 대상
해수부 부산 이전·북극항로 개발 등 실효성 지적도
BNK금융그룹 전경
BNK금융그룹 전경./BNK금융그룹
BNK금융그룹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 대한 생산적금융 공급 규모를 20조원으로 확대한다. 지난달 2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입 계획을 밝힌 지 불과 한 달 만에 10배 가까이 규모를 키우며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전략과 시너지를 극대화 하겠다는 행보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연말 완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북극항로 개발 등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본격 궤도에 오르는 가운데, BNK금융은 이를 지역 산업 투자와 연결해 '부울경 생산적금융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북극항로 선점 등 해당 정책에 대해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변수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내년 한 해 동안 생산적금융 20조원과 포용금융 1조원 등 총 21조원의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생산적금융 분야의 핵심 투자 대상은 해양·조선·방산·항공·에너지 등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지역 산업군이다.

BNK금융은 특히 해수부의 부산 이전 지원과 북극항로 개발 사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역 AI 인프라 투자 및 생산적금융의 AI 적용을 확대한다. 부산·경남은행은 지역특화산업과 첨단전략산업에 자금공급을 확대하고, BNK투자증권, BNK자산운용, BNK벤처투자는 지역 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공개(IPO), 스팩(SPAC) 상장, 혁신펀드 조성 등에 나선다.

BNK금융의 행보에는 실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BNK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지역 경기 둔화로 여신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지역기반 산업 육성을 통한 기업고객 확보 등 생산적 금융을 실적 반등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정책 불확실성은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사업은 이미 여야 간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추진 속도와 실효성을 둘러싼 회의론도 존재한다. 정부가 북극항로를 강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범운항 일정과 민관 협의 체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난달 중국 선박이 북극항로를 상업적으로 완주하며 개척 주도권을 확보하는 등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책 일정이 BNK금융의 자금 집행 속도와 맞지 않거나 사업 구조가 변경될 경우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금융권 일각에서는 빈대인 회장의 임기가 반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 정책 방향에 전략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해 동안 20조원 자금 공급은 지방금융으로서는 파격적"이라며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발사업 등은 불확실성이 큰 만큼,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빈 회장의 임기 만료가 가까운 상황에서 연임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볼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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