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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속도로 깔리면 ‘소버린 AI’ ETF 달릴까”…국산 AI 생태계 공략한 ETF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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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승인 : 2025. 10. 27. 18:18

삼성·신한·하나, 소버린 AI 테마로 맞붙어
단기 성과는 아쉬워도 정책 수혜 기대는 '뚜렷'
"한국 AI 시장의 성장성에 올라타려는 이들에게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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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달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독자적인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자, 수혜주를 선별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도 '소버린 AI'라는 정책 테마를 반영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의 반응에 화답하고 나섰다.

업계에선 '소버린 AI' ETF가 투자자들에게 중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본다. 정부의 산업 육성 기조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정책 수혜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상품에 점차 수요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소버린 AI ETF는 기존의 반도체 중심 ETF와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띠는 것으로 평가된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ETF는 반도체 등 AI 인프라 위에서 작동하는 응용 단계 수요에 대응하는 것인 만큼 두 테마를 함께 보유할 경우 AI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 완성도와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21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코리아소버린AI'를 선보였다. 앞서 신한자산운용과 하나자산운용은 지난달 소프트웨어 중심의 'SOL 한국AI소프트웨어'와 '1Q K소버린AI'를 각각 출시했다. 정책 수혜를 겨냥한 국내 AI 관련 ETF 돌풍이 일어난 것이다.

◇정부가 키우는 소버린 AI…투자 테마로 '우뚝'
각 운용사들이 앞다퉈 국내 AI 관련 ETF를 시장에 내놓은 배경엔 정부가 AI 대전환을 이끌기 위한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이란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추세와도 맞물린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을 비롯해 인도, 대만 등 아시아 국가도 독자적인 AI를 개발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소버린 AI는 국내 데이터와 연산 자원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학습, 운용되는 인공지능 체계를 말하는데, AI 기술이 국가 안보에 직결된다는 인식 속에 전세계적으로 개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역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로봇 등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AI 개발을 주도한 기업 출신 인사들을 정책 요직에 발탁하고, 'AI 고속도로 정책'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서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소버린 AI 생태계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공공데이터 개방, 국가 클라우드 전환 등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에 힘입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사업은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핵심"이라면서 "정부의 소버린 AI 정책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 많은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면 AI 학습과 개발에 속도가 붙기 때문에 빠른 상업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기존 사업과의 접목을 통해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신한·하나·삼성운용의 AI 생태계 수혜 ETF 상품별 구성
신한자산운용의 'SOL 한국AI소프트웨어 ETF'는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소버린 AI' 테마로 상장된 최초의 ETF다. 포트폴리오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전체의 약 48%를 차지하고, 그밖에 삼성SDS, 카카오페이, LG CNS, 현대오토에버, 더존비즈온 등이 포함된다.

AI 생태계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따라 각 ETF의 대표적인 투자 종목을 살펴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AI를 일반 소비자와의 서비스 접점인 플랫폼에서 파운데이션 모델을 운영한다. 삼성SDS와 LG CNS는 산업 현장에 AI 솔루션을 적용해 기업용 IT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는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 AI 기반의 리스크 관리와 신용평가 등 실생활에 밀접한 응용모델을 구현하고 있고, 더존비즈온은 기업의 경영 효율화와 업무 자동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서비스를 통해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들은 AI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생성형 AI, 생산성 플랫폼, 핀테크,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등에서 수익화가 검증된 대표 기업군으로 꼽힌다. 장기적으로는 한국형 AI 생태계의 수익 중심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하나자산운용의 '1Q K소버린AI'도 AI소프트웨어, AI플랫폼, AI검색엔진, 클라우드, 모바일 서비스, 데이터 분석 등 소버린AI와 직접 연관성이 큰 핵심 기업 15종목에 투자한다. 현재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각각 27.5%의 비중을 할당하고 있다. 이어 삼성SDS, LG CNS가 비중 높게 편입돼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리아소버린AI'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컨소시엄 참여 기업(네이버, LG CNS, NC소프트, SK텔레콤)을 중심으로 AI 반도체, 전력망,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에너지까지 전체 밸류체인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두 상품들과 달리 현재 포트폴리오에 카카오는 제외돼 있는 대신 AI 반도체 분야인 SK하이닉스, 에너지 분야인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들어가 있다. 네이버가 대표 종목으로 22%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LG CNS, NC소프트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업계는 소버린 AI가 코스피 5000 시대를 이끌 성장 섹터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은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국가 경제 성장이 기반이 되었던 것처럼, 현 정부는 AI고속도로로 기반을 닦아 AI 주권 경쟁에서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며 "정책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국내 대표 AI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현수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 매니저는 "AI 모델의 성능 고도화와 서비스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소프트웨어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면서 "국내 AI 소프트웨서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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