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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용어] 히든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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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0. 27. 10:49

K-콘텐츠 산업은 이제 규모나 브랜드 인지도보다, 창작의 내실과 지속성을 중심으로 다시 정렬되고 있습니다. 특히 거대 기획사나 플랫폼의 프레임을 벗어나 자신만의 콘텐츠 정체성을 구축한 창작자들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을 가리키는 새로운 개념이 바로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s)입니다.

'히든 챔피언'은 원래 독일의 강소기업을 설명할 때 쓰이던 용어로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을 의미했습니다. 이 개념은 지금 문화 산업의 맥락으로 이동해 K-콘텐츠 창작자 생태계 전반에 다시 조명되고 있습니다.

OTT 오리지널 장르물에 특화된 중소 제작사, 실험적 세계관을 설계해 웹예능을 만드는 창작 집단, SNS 기반으로 해외 팬과 직접 연결되는 인디 아티스트들까지 대형 자본 없이도 콘텐츠 자체의 힘으로 입지를 다져온 이들은 K-콘텐츠의 구조적 다양성을 뒷받침하는 조용한 중심축입니다.

플랫폼의 다변화와 팬 중심 소비 구조가 맞물리며 히든 챔피언의 성장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팬은 단순한 수용자를 넘어 콘텐츠의 발굴자이자 확산 주체로 기능하며 그 과정에서 창작의 본질과 독립성이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히든 챔피언은 단순한 개별 사례가 아닌 K-콘텐츠가 외형 성장에서 구조적 생태계로 전환 중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개념입니다. '더 많은 조회수'보다 '더 오래 남는 힘'이 중요한 지금 이들은 단단하고 유연한 흐름의 안쪽에서 지속 가능한 문화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제 K-콘텐츠는 유명세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중심 무대 뒤편에서 쌓여온 창작의 힘이 산업의 흐름을 바꾸고 있고 그 에너지가 다음 K-문화의 토양이 되고 있습니다. 히든 챔피언은 이제, 한국 문화의 다음 단계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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