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600일 고공농성 끝난 뒤에도 투쟁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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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편광필름 생산업체인 한국옵티칼은 외국계투자기업으로 일본 니토덴코의 100% 자회사다. 2003년 11월 구미의 외국인투자단지에 입주해 회사는 50년간 토지 무상임대와 법인세·취득세 등 각종 세제 감면의 혜택을 받으며, 국내에서의 수십조의 이익을 보장받아왔다.
그런데 2022년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자 구미 한국옵티칼은 일방적으로 폐업을 통보하며 노동자들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고, 이를 거부한 노동자들은 정리해고했다. 이에 해고노동자 중 1명인 박정혜씨는 지난해 1월 8일부터 불탄 공장에 올라 600일간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이어오다 지난 8월 지상으로 내려왔다. 박씨는 당시 "정부가 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복귀하지 못한 동료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옵티칼 노조 사무장은 "우리가 많은 것을 요구하진 않는다.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정당한 고용승계를 요구할 뿐"이라며 "니토덴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집회는 세계 각국 정상이 모이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 본사 니토덴코의 책임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부산에 입국해 정상회의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노동자들은 APEC 시기에 맞춰 일본 정부와 본사의 책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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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P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다국적기업의 인권·노동·환경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운영하는 공식 절차다. 한국옵티컬하이테크 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 니토덴코와 자회사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집단해고 과정에서 '정보 제공 의무'와 '인권 실사 의무' 등을 위반했다며 한국 NCP에 진정을 제기했다. 한 달 뒤에는 일본 NCP에도 같은 내용을 접수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일본 본사 니토덴코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 따른 국가연락사무(NCP) 절차 참여를 검토 중이다. 그동안 니토덴코는 한국 측 NCP 참여를 거부한 채 일본 NCP에만 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지난 국정감사 이후 태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와 일본 본사 간의 첫 공식 대화 테이블이 열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 의원은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기업 스스로 책임경영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것"이라며 "니토덴코는 양국 NCP 조정 절차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투특위 개선위원장으로서 이번 사태 해결을 끝까지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