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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경주] 마지막 날, 거리에선 사람들이 누웠다…“트럼프식 세계경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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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11. 01. 23:08

국제민중행동 등 옛 경주역서 APEC 반대 집회
전쟁·빈곤·차별 상징한 '다이인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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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경북 경주시 성동동 옛 경주역 광장에서 열린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참가자들이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바닥에 누워 전쟁과 빈곤, 산업재해로 쓰러지는 민중의 현실을 표현하며 "트럼프식 세계경제를 멈춰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남형 기자
사이렌이 울리자 옛 경주역 앞 광장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바닥에 몸을 눕혔다.

"팔레스타인에서 민중이 쓰러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레소토에서도, 대구 성서공장에서도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1일 오후 경북 경주 도심 한복판, APEC 폐막일에 맞춰 열린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현장에선 전쟁과 가난, 차별의 이름이 호명됐다.

팔레스타인은 전쟁의 상징, 레소토는 빈곤과 기후위기의 현장, 성서공장은 최근 이주노동자 사망 사건을 의미했다. 퍼포먼스 참여자들은 이 세 공간을 잇대어 "트럼프식 세계경제가 전 지구의 약자들을 동시에 짓누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자본 중심의 세계경제가 전쟁과 빈곤을 낳고, 전 세계 민중의 삶을 위협하고 있음을 몸으로 드러냈다.

이날 보문단지 정상회의장에선 APEC 정상들이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포용적 성장'과 '지속가능한 무역'을 약속했지만, 경주 거리에선 자본과 전쟁, 불평등에 맞선 외침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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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경북 경주시 성동동 옛 경주역 앞에서 열린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참가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반대", "APEC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다국적 자본 중심의 경제질서를 규탄하며 연대를 촉구했다. /김남형
국내 진보정당과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 38개 단체가 참여한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국제민중행동)'은 이날 경주시 성동동 옛 경주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PEC이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까지 침해되고 있다"며 "트럼프와 세계 대기업 독점 자본의 잔치로 끝난 이번 APEC에 반대한다"고 규탄했다.

국제민중행동은 APEC이 자유무역과 투자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강대국과 대기업의 이해관계를 강화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트럼프는 제국주의적 약탈자이며, 강대국의 탐욕이 전 세계 민중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굴욕적인 협상에 맞서 민중의 연대로 새로운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처럼 이날 행동은 한국 사회 내부의 불평등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 자본과 전쟁에 맞서 싸우는 민중의 연대를 강조하는 자리였다.

코라손 파브로스 국제평화국(IPB) 공동대표는 "트럼프는 쇠퇴한 미국의 패권을 경제로 유지하려 한다"며 "APEC은 대자본의 이익에 종속된 구조로, 아시아 민중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함께 싸우지 않으면 자본과 전쟁의 질서는 계속될 것"이라며 "아시아 민중이 연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마친 참가자들은 옛 경주역을 출발해 네남네거리까지 약 2.9㎞ 구간을 행진했다. 이들은 '1%만의 번영 APEC 반대', '민주주의 파괴하는 트럼프 반대'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걸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시민단체도 함께하며 "APEC이 아닌 시민의 이동권과 권리를 위한 연대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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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경북 경주시 성동동 옛 경주역 앞에서 열린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에서 참가자들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풍자한 인형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김남형 기자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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