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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백석동 A요양병원, ‘옴’ 환자 발생에도 미온적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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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배승빈 기자

승인 : 2025. 11. 03. 09:30

옴 확진 후에도 6인실 입원…고령층 집단감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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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에 위치한 A요양병원.
충남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에 위치한 A요양병원이 감염성 피부질환인 '옴' 환자 발생에도 미온적이고 무책임한 대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파력이 강한 감염병임에도 환자를 즉시 격리하지 않고 다인실에 방치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질병관리청이 정한 예방관리 지침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아시아투데이 취재결과 80대 환자 B씨(84·여)는 2023년 2월 해당 병원에 입원한 뒤 지난 8월경부터 극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가족들이 지난 9월 B씨를 피부과에 모시고 가 진찰을 받은 결과 '옴' 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진단 이후 병원 측의 대응이었다. 가족이 피부과 처방 약을 요양병원에 전달하자, 병원 간호사는 "우리가 쓰는 약과 똑같다", "별 상관없는 것"이라는 무심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요양병원의 기본적인 감염 관리 상식조차 결여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의 '옴 진드기 예방관리 안내서'는 옴을 전파력이 높은 감염성 피부질환으로 규정하고 환자 발생 시 △관할 보건당국 즉시 보고 △감염력 소실 시점까지 1인실 격리 △8주 내 접촉자 조사 △감염 의심 종사자 업무 배제 △환자 사용 물품 소각 또는 개별 세탁 등의 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은 천안시 보건당국에 옴 발생 사실을 보고조차 하지 않았으며, B씨는 현재까지도 5~6인실 다인실에서 다른 환자들과 함께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들이 여러 차례 1인실 이동을 간곡히 요청했지만, 병원 측은 "병실이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며 이를 거부했다.

현재 B씨는 여전히 다인실에서 옴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고통받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취재 요청에도 A요양병원은 일관된 침묵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이는 병원 측의 과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과 함께 환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병원의 체면과 이미지만을 챙기려는 비겁한 태도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요양병원은 고령 환자들이 밀집해 있고 간병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잦아 감염병 확산 위험이 일반 병원보다 몇 배나 높다.

단 한 명의 옴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수십 명이 연쇄 감염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점에서 A요양병원은 지금 잠재적 집단감염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천안의료원 관계자는 "요양병원 내 옴 감염관리가 미흡할 경우 집단감염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B씨 가족은 "병원에 문의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3개월 넘게 어머니가 고통받고 있는데 담당 의사와의 통화조차 허락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배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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