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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바허바사장 기억나세요?”…인천 유물, 올 3분기 624점 기증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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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박은영 기자

승인 : 2025. 11. 05. 11:28

1·2분기 대비 37%↑…양키시장 등 희귀유물 다수 포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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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허바허바사장 간판. /인천시
인천시 시립박물관은 올해 3분기 13명의 시민으로부터 624점의 유물을 기증받았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받은 유물은 지난 1·2분기 기증유물 수를 합친 것보다 37% 증가한 것으로, 이열모 화백 작품·오성극장, 양키시장(송현자유시장), 인천 허바허바사장 자료 등 희귀 유물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열모 화백(1933~2016)은 충북 보은 출생으로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경희대와 성균관대 교수를 역임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그는 담백하고 격조 있는 문인화를 선보이며 한국 화단의 중진으로 활약했다.

이열모 화백의 작품과 유품은 고인이 청소년 시절을 보내며 예술가로 성장한 인천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 유족의 뜻에 따라 시립박물관에 기증됐다.

기증품에는 인물화와 문인화(꽃·새·사군자·게 등)를 비롯해 1960년대 수련기 초기작부터 완숙한 경지의 실경산수화, 추상적 풍경화에 이르는 2010년대 만년작까지 포함돼 있어, 그의 예술 세계 전모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오성극장 자료는 오성극장 창립자 고(故) 오윤섭 일가에서 기증됐다. 오성극장 철거 전 진행된 인천시립박물관의 긴급 학술조사 과정에서 생긴 인연이 이번 기증으로 이어졌다.

기증된 자료는 지난 1972년 개업 당시부터 1996년 씨네팝으로 재개관하기 전까지의 것들로, 오성극장의 입장권판매상황 기록과 영화 상영 실적 서류, 기념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입장권 판매상황 기록부에는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 유덕화 주연의 '묘가십이소' 등 19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개봉했던 영화들이 기록돼 있다.

송현자유시장 상인회가 기증한 중앙상사 관련 유물도 흔히 '양키시장'으로 불린 이 지역의 향수를 되살린다. 이번 기증을 통해 1970~2000년대의 시장 기록물과 물품이 보존됐으며, 1970년 시장 배치도와 최근 배치도를 통해 50여 년간의 변화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인천 허바허바사장' 자료도 주목된다. 고(故) 송학선 사장이 경동사거리에서 운영한 사진관 '인천 허바허바사장'은 30년 넘게 인천 시민의 일상을 담아왔다.

기증품에는 대형 카메라, 즉석카메라, 조명, 출장용 가방 등 다양한 촬영 장비가 포함돼 있으며, 경동사거리의 명물로 자리했던 사진관 간판도 함께 기증돼 의미를 더한다.

김태익 시 시립박물관장은 "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이 흥미로워할 유물들이 많아 시민들의 향토사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는 데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립박물관은 인천의 역사, 문화, 생활과 관련된 전시 및 보존 가치가 있는 유물을 상시적으로 기증받고 있다. 기증 신청한 유물은 심의를 거쳐 기증 여부가 결정되며, 기증된 유물은 박물관에 영구히 보존된다. 또 유물 중 일부는 '기증자 명예의 전당'에 1년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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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모 화백의 '군선(群船)'(2013년)/인천시
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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