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엔 저작권료 형태로 수익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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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윤 다이브인그룹 대표는 최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간 기반 유통 서비스 '아트스테이'를 통해 소비자는 작품을 경험한 뒤 직접 구매할 수 있고, 아티스트는 저작권료 형태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예술 작품이나 콘텐츠를 가진 분들은 공간과 매칭하길 원하고, 공간을 가진 분들은 정기적 수입을 원한다"며 "아티스트의 경우 갤러리도 있고 작업실도 있지만 내 작품이 누구에게 팔리는지 잘 알 수 없으며 작업실에 고객이 오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고 아트스테이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다이브인은 모든 것을 한 공간에 모은 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에어비앤비를 세팅했다. 정 대표는 "침구류를 뺀 뒤 도마와 커틀러리, 테이블 등 모두 아트워크로 세팅했다"며 "스테이로 운영하면 이용자는 숙박을 목적으로도 방문할 수 있고, 쇼룸과 갤러리를 따로 차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호텔 사업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정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그는 "코로나 당시 대기업을 제외한 로컬 호텔이 폐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 인사동의 한 호텔에서 사용하지 않는 객실 세 개를 렌트했다"며 "세 명의 아티스트와 각각의 객실에 콜라보를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비즈니스호텔 특성상 기존 고객 연령층이 40대 이상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다이브인의 콜라보 이후 2~30대 고객이 늘었으며 객실점유율도 30% 가량 높아졌다. 객실 속 작품 역시 3개월 안에 모두 판매됐다.
이처럼 다이브인은 객실을 아트스테이로 탈바꿈해 공간 하나를 쇼룸과 갤러리 두 가지로 활용했다. 소비자는 작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바로 구매할 수 있고, 작가도 작품이 판매되면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소비자와 작가 모두가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작가들의 IP로 공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는 것이 아트스테이의 핵심이다. 정 대표는 "작가님이 가진 표현 방식, 색감, 캐릭터 등을 공간에 어떻게 더할지가 중요하다"며 "보통 작가님들은 유화 작업을 하는데, 벽에 직접 칠할 수 없기에 페인트 스크리닝 작업도 하고, 도장과 전기도 전문가들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호텔과의 소통, 협력도 중요하다. 정 대표는 "객실을 한번 세팅하면 최소 1년을 유지하므로 관리가 중요하다"며 "호텔과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자주 소통하고, 벽지나 카펫도 호텔마다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강조했다.
다이브인은 모로코,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아트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우연한 기회에 모로코와 베트남의 호텔 관계자들과 인연이 닿아 바로 현지에 방문해 일사천리로 계약과 공사를 진행했다는 정 대표는 "해외 아트스테이 사업도 현재 잘 되고 있어 앞으로 동남아 지역으로 더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3월에는 방콕 아트스테이도 오픈할 예정이다.
해외 출장이 잦아지며 아트코리아랩에 대한 감사함이 더욱 커졌다. 정창윤 대표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다이브인이 공공기관의 울타리 안에 있다는 것이 굉장히 큰 의미였다"며 "외국인들은 서울 외에 한국의 다른 지역은 다 모르는데, 한국의 예술경영지원센터라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곳에 입주해있다고 말하면 신뢰도가 생긴다"고 말했다.
사업을 점차 다각화시키며 집중이 잘 안된다고 느껴질 땐 아트코리아랩 비즈센터의 컨설팅을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 정 대표는 "컨설팅을 통해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걸러내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며 "특히 마케팅쪽에서 어떤 것을 걸러내야 할지, 굳이 안 해도 되는 것이 무엇인지 피드백을 받고 재정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트코리아랩 사옥 내에서 자유롭게 시제품 개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아트코리아랩 지원으로 열 전사 패브릭, 3D 프린트 등 다양한 작업을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회화 작가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예 등 다른 재료로 작품을 만드는 분들이 많은데, 아트코리아랩 덕에 제품을 바로 시각화 할 수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다이브인그룹의 최종 목표는 공간을 베이스로 한 유통사가 되는 것이다. 정 대표는 "소비자들이 백화점에 방문하는 대신 아트스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글로벌 쇼룸 유통사가 되고 싶다"며 "단순히 호텔을 운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외 진출을 바라는 작가님들과 함께 위워크 같은 아트스테이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