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밝은사람들 총서 20권 발간 “불교와 사회 상생 프로젝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11010005750

글자크기

닫기

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11. 11. 22:24

2008년 '욕망'을 시작으로 20권 '수행' 맞아
수불스님 "종교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11월 29일 동국대 남산홀서 학술연찬회 개최
clip20251111182241
서울 북촌 안국선원에서 11일 열린 '밝은사람들연구소 총서 총 20권' 발간 기념 간담회.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이 밝은사람들 총서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불교의 이고득락(離苦得樂)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회와 상생하고자 출발한 밝은사람들연구소 총서가 발간 20권을 맞았다.

밝은사람들연구소는 서울 북촌 안국선원에서 11일 '밝은사람들연구소 총서 총 20권' 발간 기념 간담회를 열었다. 밝은사람들연구소는 2006년 안국선원 산하 연구소로 설립돼 '불교와 사회의 상생적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오는 29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본관 남산홀에서 열리는 제24회 학술연찬회를 소개하는 이 자리에는 밝은사람들연구소 설립자인 대한불교조계종 안국선원장 수불스님과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 KAIST 명상과학연구소장 미산스님, 한자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함께했다.

총서 기획자인 박찬욱 소장은 "불교의 핵심 가르침은 이고득락으로 동서양 종교의 가르침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다고 보고 다섯 분 정도의 연구자의 발표를 다루자고 시작해 20권이 됐다"며 "올해부터 3년간 '수행, 지관, 간화선'을 주제로 연속 학술연찬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밝은사람들 총서는 2008년 1권 '욕망'을 주제 키워드로 시작해서 나, 마음, 몸, 행복, 죽음, 믿음, 괴로움, 깨달음, 자비, 분노, 소유, 생각, 느낌, 번뇌, 의지, 본성, 언어, 지혜에 이어 20권 '수행'에 이르렀다.

KAIST 명상과학연구소장이자 이번 학술연찬회 발표자인 미산스님은 "불교 전통은 초기불교, 대승불교, 대승불교 내에서도 유식, 중관, 여래장, 선불교, 티베트불교 정말 다양하다.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심리학과 철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하고 소통하고자 했다"며 총서가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미산스님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찰라설'을 연구해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낸 불교계의 대표적인 학자다. 2018년부터 KAIST 명상과학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하고 있다. 스님은 "KAIST에서 불교 경전과 성경, 코란 등 지혜의 정보를 AI에 학습시키고 이를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로 스토리텔링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정보만 거의 접하고 크는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미리 만드는 작업인 셈이다.

수불스님은 이번 연찬회의 주제로 수행을 잡은 것에 대해 설명하면서 "AI가 명상을 가르치고 굉장히 갚은 깨달음은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며 "수행이 병을 고치는 행위로만 오해되거나, 신비주의로 가는 것도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선(禪)은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내는 신비 체험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진리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올바른 눈, 지혜로운 눈을 뜨게 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수불스님은 또한 AI시대일수록 수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저는 늘 종교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종교의 궁극적인 목적에 눈을 떠야한다"며 "간화선을 수행하면 내면의 부정적인 요소가 깨달음을 통해서 많이 사라지게 된다. 사회 지도자일수록 간화선 수행을 해서 통찰력을 기르게 되면 양극단화된 사회에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명상을 통해 선(禪)의 세계로 이끄려는 조계종의 시도를 수불스님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스님은 "다만 명상은 병에 담긴 흙탕물 속 흙을 천천히 가라앉히는 것이라면, 간화선은 흙탕물 속 흙을 아예 빼내는 작업으로 차이를 비유할 수 있다"며 "간화선 수행을 전제로 하지 않는 선명상은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29일 동국대에서 열리는 연찬회에서는 한자경 교수를 좌장으로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 교수가 '수행과 명상(meditation)의 현대적 의미'를 △한산사 용성선원장 월암스님이 '선의 수행과 깨달음'을 △KAIST 명상과학연구소장 미산스님과 엄성민 데이터리퍼브릭 대표가 '불교수행과 명상과학-초탈과 치유의 메타 융복합적 통합'를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신성한 독서(lectio divina)와 수행 전통의 통합적 이해'를 △권석만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가 '구도적 수행의 심리학' 등을 발표한다.

clip20251111182456
2008년 6월 총서 1권 '욕망'에서 시작돼 2025년 11월 총서 20권 '수행'으로 이어진 밝은사람들 총서 시리즈./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51111182525
오는 29일 동국대 본관 남산홀에서 열리는 제24회 학술연찬회 좌장을 맡은 이화여대 철학과 한자경 명예교수./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