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 후배들의 '이색 응원전'도
전국 55만명 수험생…7년 만에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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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3일 오전 6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고등학교(반포고). 학교 앞은 긴장감이 맴돌았다. 입실 시간을 30분이나 앞둔 새벽이지만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속속 도착했다.
반포고에 가장 처음 도착한 세종고등학교 3학년 김시우군(18)의 얼굴에는 걱정과 홀가분한 감정들이 엿보였다. 경영학과 진학이 목표라고 하는 김군은 "큰 모의고사를 보러 간다는 심정"이라며 "어제 모의고사 4개만 풀고 저녁 10시에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께서 최선을 다해 보고 오라고 응원해 주셨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 군의 부모는 입실 시간인 오전 6시 30분까지 아들과 오랜 대화를 나누곤 발걸음을 옮겼다.
반포고엔 인근에 있는 중동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응원하기 위해 찾았다. 대부분 수험생이 도착하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은 "선배 파이팅!", "잘 풀고, 잘 찍고, 잘 보세요"라며 응원 구호를 외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중동고 1학년 구건모군(16)은 "(학교와) 이 시험장이 멀어서 선배들이 오는데 힘드실텐데, 잘 봐서 좋은 대학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이색적인 응원도 보였다. 인근 고등학교 한 동아리 후배들이 단체복을 맞춰 입곤 입실하는 선배들에게 "정직, 선배님 고생하십시오!"라며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이를 본 같은 선배 수험생들도 "후배들아, 고맙다!"라는 말과 함께 경례로 화답하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보였다. 또다른 학생들은 여러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용어나 사진)'과 함께 '대학 가보자고~'라는 문구를 넣은 피켓을 흔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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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과 진학을 목표로 한다는 대영고등학교 3학년 박주영양(18)은 "수시 전형을 지원해서 수능 최저 등급만 맞추자는 생각으로 왔다"며 "전날까지 긴장 많이 됐는데 지금은 좀 괜찮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영등포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권윤민양(18)은 "서울권 대학 경영학과를 목표하고 있다"며 "논술도 함께 병행하고 있어서 오늘이 끝은 아닐 것 같은데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수험생들 못지않게 학부모들 역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은 시험을 앞둔 자녀를 끌어안으며 어깨를 토닥이거나 교문을 통해 들어가는 자녀들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보기도 했다. 여의도여고에 고3 딸을 데려다 준 아버지 정재열씨(53)는 "첫 애라 걱정이 많이 된다"며 "가족 전체가 아침도 못 먹고 딸과 아내는 잠도 잘 못 잤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항상 자신감 갖고, 실수 없이 잘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응원 차 여의도여고를 방문했다. 최 장관은 학생들에게 "파이팅, 잘 보세요"라며 손바닥을 보였고 학생들은 이에 합을 맞추는 '하이파이브'로 화답하며 수험장으로 들어갔다.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고자 몰래 뒤에서 응원한 이들도 있다. 고3 손자를 둔 홍숙자씨는 "할머니가 응원 오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어서 몰래 왔다"며 "최선을 다하고, 공부한 것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고사장 문이 닫힐 때까지 한참 동안 걸음을 떼지 못한 홍씨는 끝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전국에서는 55만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치른다. 7년 만에 최다 응시생 수다. 서울 지역에서는 228개 시험장에서 11만4158명이 시험에 응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