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권자 87만명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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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일간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에게 0.5~1.5UTM(칠레 월간 세금 단위)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칠레 법정화폐로 환산하면 최고 10만4000페소, 미화 100달러(약 14만7000원) 정도다.
선거법에 따른 불참 허용 사례는 △해외 체류 △선거 당일 투표소에서 200㎞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 △중병을 앓는 경우 등이다.
칠레에서 대선이 의무투표로 치러지는 것은 1990년 민주주의 회복 후 처음이다. 1990~2012년에는 제한적인 의무투표제를 시행했다.
자발적으로 선거인 명부에 등록한 18세 이상에게만 의무적으로 투표하게 했다. 명부 기입 거부로 투표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사실상의 자유투표제였던 셈이다.
2012년에는 선거법을 개정해 선거인명부 자진등록제를 폐지했다.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는 명부에 자동으로 이름이 오르게 했다.
대신 명부에 이름이 있어도 투표 여부는 개인이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했다. 우리나라 등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투표제였다.
2022년에는 다시 제도를 바꿨다. 18세 이상자 모두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인 명부에 등록시켰고 투표는 의무화했다. 대다수 남미 국가가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면적인 의무투표제 도입 당시 찬반 공방이 거셌지만 결국 제도를 개정하기로 한 것은 낮은 투표율과 그로 인한 정치적 후유증 때문이었다.
가장 최근인 2021년 대선 때 표를 행사한 유권자는 전체 약 1500만명 중 약 711만명이었고 투표율은 약 47%였다.
칠레의 정치학자 하비에라 아르체는 "자유투표제가 칠레의 선거 불참 위기를 불렀다"며 "투표율이 50% 아래로 떨어져 당선자의 정당성 시비가 인 것도 또 자유투표제의 다른 부작용이었다"고 말했다.
칠레 정치권에선 올해 대선의 투표율이 85%대로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유권자도 급증해 관심이 모아진다.
칠레 선관위에 따르면 올해 유권자 약 1570만명 중 외국인은 약 87만명으로 전체의 약 5.6%에 이른다. 외국인유권자 역대 최다 규모다.
국적별로는 베네수엘라 출신이 전체 외국인 유권자의 약 27%에 달해 가장 많고 다음으로 페루(약 22%), 콜롬비아(약 1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칠레 거주 외국인은 2025년 현재 160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9%에 육박한다. 외국인이 칠레로 밀려들기 시작하기 직전인 2017년과 비교하면 2배로 늘었다.
칠레는 남미 국가 중 외국인의 투표권 행사에 가장 관대하다. 5년 이상 체류한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부여한다. 다만 내년부터는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10년 이상 체류 외국인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