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한화갤러리아, F&B 3분기 매출 2배 뛰었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17010008745

글자크기

닫기

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11. 17. 17:52

3분기 F&B 매출 비중 19.4% 차지
백화점 매출은 전년비 7% 감소
파이브가이즈·벤슨 출점 지속
본관 리뉴얼 위한 자금 확보 과제
2024111701010011919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 전경. / 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이하 갤러리아)의 사업 구조가 빠르게 뒤집히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 전사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던 백화점 매출은 지속 감소하는 반면, 식음료 비중은 두 자릿수까지 치고 올라왔다. 갤러리아가 내건 식음료 사업 축 이동 전략이 조기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갤러리아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F&B 매출은 797억원으로 전년 동기(37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2.2%→2024년 11%→2025년 3분기 19.4%로 뛰었다. 같은 기간 갤러리아의 영업이익도 34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백화점 부문 매출은 3560억원에서 3311억원으로 약 7% 줄며 둔화 흐름을 보였다.

변화의 중심에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있다. 김 부사장은 취임 이후 백화점 중심 포트폴리오로는 성장 한계가 명확하다고 판단하고, F&B를 새로운 수익 축으로 키우는 전략을 직접 주도해왔다.

대표 사례가 '파이브가이즈'다. 김 부사장이 직접 들여온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출범 2년 차에 실적 반등을 이끌며 F&B 카테고리 확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운영사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65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도 광교·압구정 등 핵심 상권에서의 안정적인 매출이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이날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점 오픈으로 9번째 매장을 확보하며 도심 중심이던 출점 전략을 교외 상권까지 넓히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지난 1월에는 일본사업 법인을 설립, 해외 진출도 본격화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역시 김 부사장이 주도한 신사업이다. 지난 5월 출범 이후 팝업을 포함한 누적 10개 매장을 확보했으며 용산역·압구정·청량리 등 유동 인구가 높은 상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외형을 넓히고 있다. SSG닷컴·마켓컬리·쿠팡 등 채널 입점도 완료하며 이커머스 접점도 확장했다.

[에프지코리아] 파이브가이즈 여주 매장 전경 사진(1)
파이브가이즈 여주 매장 전경 사진. / 한화갤러리아
문제는 '성공한 사업'인 파이브가이즈가 동시에 매각 대상이라는 점이다. 갤러리아는 지난 7월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매각 절차에 나섰지만 약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뚜렷한 진전이 없다. 회사 측은 본관 리뉴얼 등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한 시장 가치 확인 차원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인수 의향자가 갤러리아가 기대하는 가격 수준에 맞춰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이례적 상황은 갤러리아가 직면한 구조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백화점 부문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 속 F&B 확장은 필연적인 선택이지만 동시에 대규모 선투자와 운영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사실상 김 부사장이 키운 F&B가 '성장동력'이면서도, 반대로 '현금화가 필요한 자산'이 돼버린 셈이다.

갤러리아는 2027년부터 서울 명품관(본관) 리뉴얼에 약 9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파이브가이즈 매각 대금은 핵심 재원 중 하나로 꼽힌다. 매각 지연이 길어질 경우 본관 리뉴얼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재무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점이 부담 요인이다. 갤러리아는 올 3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냈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216억원을 기록해 누적 결손금이 589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회사 측은 압구정 명품관 웨스트 리뉴얼이 마무리되면서 명품 수요가 다시 유입되고 있고, 이 효과가 백화점 매출 방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러리아는 F&B 확장에 지속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파이브가이즈와 벤슨 신규 출점에만 약 38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으며 3분기 기준 약 17억7000만원이 집행됐다. 앞서 파이브가이즈의 매장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두 차례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총 7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백화점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를 떠받칠 재무 기반이 약한 탓에 파이브가이즈 확장과 매각 검토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적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갤러리아가 이 교차 국면을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가 향후 사업 전환의 안정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차세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