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미·일 법인 순익 확대로 독주 지속
하나·우리, 리스크 관리·신시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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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익 격차는 80억원에 불과하다. KB국민은행의 글로벌 실적 반등이 이번 분기 리딩뱅크 등극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가계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국내 영업 수익성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은행의 글로벌 실적이 리딩뱅크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환율 변동과 충당금 증가로 주춤했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반등을 노린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와 영업 전략 재편으로 손실을 줄이는 한편, 북미·베트남 등 핵심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순익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5개 해외법인에서 117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788억원 손실을 기록했던 작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3분기 누적 순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건 사상 처음이다. 핵심 법인인 캄보디아 법인은 저금리 예수금 확대를 통해 조달비용을 크게 낮추며 전년 대비 590억원 증가한 1465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올해 들어 정상화 궤도에 오른 인도네시아 법인의 흑자 전환도 긍정적이다. 작년 3분기 851억원의 손실을 냈던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국내 회계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부실채권 매각 이익과 유가증권 평가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소매·기업대출이 전년 대비 각각 17.3%, 9.9% 성장하는 등 영업 개선 흐름도 뚜렷했다.
신한은행은 3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3분기 해외법인 누적 순익은 4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억원 증가했다. 일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일본 법인 순익이 전년보다 28.2% 증가했고, 5000만 달러 증자를 기반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선 미국 법인도 15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한은행은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해 해외법인별 최적의 조달·운용 구조를 마련하고, 북미·유럽 등 공급망 재편 수혜 지역에서는 CIB(기업금융) 부문을 강화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상반기 부진했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해외법인 순익은 전년 대비 25.9% 감소한 89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루블화 급등으로 러시아 법인에서 큰 손실이 발생했지만, 3분기에는 손실이 173억원까지 줄었다. 최근 신규 지점 설립 등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 순익이 작년 대비 100억원가량 순익이 증가하며 일부 손실을 상쇄했다. 하나은행은 내년 글로벌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선진 시장 중심으로 IB 자산을 확대하고, 미주·인도·동유럽 중심의 채널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리스크 관리와 신시장 공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3분기 해외법인 순익은 686억원으로, 3분기에만 36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상반기 순익(325억원)을 뛰어넘었다. 효자 법인이던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금융사고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529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채권 보전 등 적극적인 손실 최소화 조치를 통해 손실 규모는 줄고 있는 추세다.
특히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법인과 베트남 법인에선 순익이 작년보다 각각 111억원, 101억원 증가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니 법인은 경영 쇄신을 위해 새 법인장을 내정한 상태로, 남은 기간 내부통제를 강화해 내실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실적 개선과 안정화를 위해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수익성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