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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떠나는 건설사들…본사 이전으로 ‘고정비 줄이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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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11. 18. 15:48

IS동서·신세계·신동아건설 등…도심 사옥 정리
재무 부담 확대 등에 비용 구조 ‘재편’ 목적
“재무 관리 등 불경기 전략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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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스동서가 본사를 이전하는 경기 고양시 '덕은 DMC 아이에스비즈타워 한강' 투시도./아이에스동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급등,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서울 도심을 벗어나 외곽 또는 경기권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여의도·종로·강남 등 서울 핵심 업무지구의 높은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차 사옥을 정리하거나, 사옥을 보유한 기업은 건물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 교통망 확충으로 서울 외곽과 경기권 출퇴근 편의성이 개선된 점도 이러한 이전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 동선과 업무 효율 저하가 크지 않은 만큼, 비용 절감 효과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들의 본사 이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논현동 본사 임대차 계약이 내년 4월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 업무 6·7블록에 조성된 '덕은 DMC 아이에스비즈타워 한강'으로 본사와 계열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서울이 아닌 경기권 이전을 선택한 배경에는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자사가 개발한 지식산업센터의 홍보·분양 효과까지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식산업센터 등 오피스 빌딩 건립에 강점이 있는 아이에스동서는 덕은 업무지구 본사를 이전하는 6·7블록 외에도 인근 8~10블록에 'DMC 아이에스 비즈타워 센트럴'을 공급한 바 있다. 이 가운데 8~10블록 건물은 '완판'(100% 계약 완료)에 성공했지만, 본사가 들어설 '덕은 DMC 아이에스비즈타워 한강'은 아직 분양이 완료되지 않았다. 덕은 업무지구는 마포·강서 등 서울과 인접하지만, 4년 전 부동산 활황기부터 지식산업센터가 대량 공급돼 최근 분양 열기가 다소 주춤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이 상황에서 아이에스동서가 직접 개발한 6·7블록 건물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미분양 해소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건설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임대료가 낮은 사옥으로 본사를 옮긴다. 남대문 인근 단암타워에서 동대문역 인근 한덕빌딩으로 다음 달 이전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20년 단암타워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 이전에는 장충동 사옥을 29년간 사용했다. 연이은 신세계건설의 본사 이전 결정 배경을 경영 효율화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한덕빌딩의 3.3㎡당 월 임대료와 보증금은 단암타워 대비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택사업 부진으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고정비를 최소화해 체질 개선에 나선 셈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었지만, 최근 빠르게 법정관리를 마무리 지은 신동아건설도 지난달 본사를 용산구 이촌동에서 강동구 천호동으로 이전했다. 기존 이촌동 사옥을 최고 41층 규모의 주거·업무 복합 빌딩으로 개발해 재도약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연내 철거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한강과 용산공원 인근 입지로 개발이익뿐 아니라 분양·임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는 이러한 건설사들의 '도심 이탈'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하며 경제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부동산 경기 역시 뚜렷한 회복 신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가율 상승과 미분양 증가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유동성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고정비 절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로 인해 큰 비용이 드는 건설사들의 도심 사옥 비중은 더 축소될 전망이다.

한 중견 건설사 임원은 "많은 건설사가 버티기 어려운 국면에 처해, 사옥 축소와 인력 감축까지 감내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광역 교통망이 좋아져 출퇴근 불편이 크지 않고,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도 양호해 도심 사옥 유지 비용을 줄이는 대신 직원 복지 확대를 위해 본사를 옮기는 곳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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