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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골드만삭스’에 한국투자·미래에셋증권 선정…내달 IMA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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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 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11. 19. 15:49

금융위, 정례회의서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 의결
자기자본 300%까지 조달 가능…모험자본 공급 의무 확대
한투미래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지정했다. 지난 2017년 금융당국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기 위해 만든 이 제도에 8년만에 사업자가 선정됐다. 앞으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 등 모험자본에 투자하게 된다.

자금 조달을 위해 두 회사는 다음 달 중 종합투자계좌(IMA) 출시에 나선다. IMA는 계좌 전체의 70% 이상을 만기 1년 이상 자산으로 운용하는 원금지급형 계좌다. 그간 은행과 달리 예금 기능이 없었던 증권사 입장에선 고객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고객은 은행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원금보장 형태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1석 2조인 상품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까지 운용할 수 있지만, IMA사업자는 100% 추가해 총 300%까지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익성 확대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단, IMA사업자들은 전체 자산의 25%를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한다. 모험자본에는 중소·중견·벤처기업 발행 증권 및 대출과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A등급 이하 채권, 벤처투자조합에 대한 출자나 대출, 국민성장펀드 등이 포함된다. 특히 부동산에 편중된 자금을 모험자본 등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함에 따라 기존에 발행어음에 적용되던 부동산 자산의 운용한도(30%)를 10%로 단계적 하향한다.

19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투사 지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두 증권사가 IMA 업무를 위해 준비해온 만큼, 연내 관련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이르면 다음 달 초 첫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IMA는 고객으로부터 예탁받은 자금을 운용하면서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실적배당형 원금지급 계좌다. 단 중도해지시에는 원금 지급이 안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다양한 투자 수단을 확보하고 종투사의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을 함께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별도 기준 자기자본 10조5000억원, 발행어음 잔고 18조7000억원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10조4000억원, 8조3000억원 수준이다. 두 회사가 IMA상품 출시로 자금 여력이 확대되면 모험자본에 투입해 다른 증권사보다 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들은 모험자본에 투입한 자금에서 수익이 나면 증권사로부터 실적배당을 받게 되는 구조다.

또한 이들 종투사들은 전체 운용자산에서 발행어음 및 IMA조달액의 25%에 상응하는 모험자본을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국 자본시장과장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25%를 모험자본에 쓰는게 아니라, 종투사 전체의 자산의 25%를 모험자본에 공급하라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모험자본은 중견·벤처기업이 발행한 증권 및 이에 대한 대출채권, A등급 이하 채무증권(대기업 계열사 제외), 신·기보 보증 P-CBO, 상생결제 외상매출채권의 할인 매입 및 이를 담보로 하는 대출채권, 벤처투자조합·신기사조합에 대한 출자지분 및 대출채권, 모태펀드·코스닥 벤처펀드·하이일드펀드·소부장펀드에 대한 출자지분 및 대출채권, 국민성장펀드의 첨단사업기금(기금출자 펀드 등) 및 BDC에 대한 투자도 포함된다.

모험자본 공급의무 이행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자산에 투자가 편중되지 않도록 공급실적의 30%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그간 종투사는 조달 자금의 30%까지 부동산 관련 자산으로 운용했으나 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기존 운용 한도인 30%를 2027년까지 10%로 줄여야 한다. 특히 기관투자자 등의 코스닥 시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종투사들이 코스닥 기업에 대한 정보제공을 담은 리포트를 많이 낼 수 있도록 전담 부서 마련에 나서도록 했다. 또한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하도록 연내 금융위·금감원·금투협·종투사·자본시장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민·관 협의체를 마련할 계획이다.

고 과장은 "모험자본 투자가 지속가능하려면 코스닥 시장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IB가 모험자본의 핵심이고, 종투사가 선두에 있는 만큼 앞으로 코스닥 기업 대상 전담 부서를 운영하거나 관련 리포트를 3개사 평균 300개에서 450개 이상으로 늘리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위는 키움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투사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도 의결했다.

한편, 현재 금융당국에 8조원 이상 종투사 및 IMA사업과 관련해 NH투자증권에 대한 심사가 남아있고, 4조원 이상 종투사 지정 및 발행어음 라이선스와 관련해선 총 4개 증권사(하나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심사가 남아있다. 단, 발행어음 라이선스를 받을 땐 대주주 요건이나 사회적 신용 요건 등이 심사에 적용되고 IMA는 이같은 요건이 없다. 최근 NH투자증권의 고위 임원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수사에 올랐는데, 이같은 내부통제 문제 등은 이번 IMA심사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사업자는 2년간 자기자본 요건을 연속 충족해야 하고, 종투사의 각 단계별(3조, 4조원)로 2년 이상 영위해야 다음 단계 종투사 지정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종투사 지정시 사업계획, 사회적 신용, 대주주 요건 등을 신설해 사업자 선정 자격이 더욱 까다로워진다.
윤서영 기자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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