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등 58% 최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0010010271

글자크기

닫기

안소연 기자 | 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11. 19. 17:43

상장사 비중 29%, 비상장사의 7배
"책임 없이 권한만" 감시 사각 여전
LG그룹, 10대기업 중 유일한 '0%'

대기업 총수일가들이 주요 계열사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상장사가 아닌 상장사에서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미등기임원은 회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등기임원과 달리 상법 등에 따른 법적 책임과 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공정위는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비율이 상당하고 특히 상장회사에서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점을 살펴볼 때 총수일가의 권한과 책임의 괴리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개정된 상법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규정이 강화됐는데, 미등기임원인 총수일가가 늘어난다면 개정 법의 실효성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총수일가의 미등기임원 재직 현황은 매년 도마 위에 오르지만 여전히 감시의 사각지대를 활용하는 이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77개 공시집단에서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의 비율은 전년대비 1.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가 1명 이상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의 비율은 7%에 달했으며, 이 중 상장사가 29.4%로 비상장사 3.9%보다 7배 이상 높았다.

전체 분석대상 회사 중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 비율은 집단 간 차이를 보였다. 하이트진로가 12개사 중 7개사로 비율로는 58.3%를 보여 가장 높았다. 하이트진로는 박문덕 회장 및 장남 박태영 사장 등이 주요 계열사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어 DN, KG, 금호석유화학, 셀트리온 순이었다.

4대 그룹을 살펴보면 삼성은 총수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가 1곳이었다. 이재용 회장은 2019년 등기이사 만료 이후 삼성전자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등기이사로 복귀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최근 이 회장은 정부와 발맞추며 주요 해외 및 국내 투자를 지휘하고 있어 복귀 명분이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SK그룹은 3곳으로 최태원 회장이 SK㈜에서는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지만,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에서 미등기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총수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는 0곳이지만, 총수일가가 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의 수가 3곳이었다. 정의선 회장의 첫째 누나 정성이 고문이 이노션에 재직 중이고, 둘째 누나 정명이 사장이 현대커머셜 사장이다. 또한 셋째 누나 정윤이 사장이 해비치호텔을 맡고 있다.

LG그룹은 총수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거나 총수 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한 사례가 한 건도 없어 4대 그룹을 비롯해 10대 그룹 중에서도 유일하게 총수일가 미등기 임원재직 회사 비중이 0%였다. 구광모 회장은 ㈜LG의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등재돼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총수들이 지배력을 갖고 있으면서 미등기 상태로 책임에서 물러나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도 "최근 이같은 사례의 증가 이유는 총수들에 대한 과한 견제나 책임지우는 문화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궁극적인 해결책은 기업들인이 자발적으로 등기를 통해 책임경영을 하게 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연 기자
이지선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