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고려 공예품 정수’ 국보 월정사팔각구층석탑 금속장엄물 전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4010012149

글자크기

닫기

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11. 24. 10:28

보존처리 완료돼 25일부터 성보박물관서 공개
금속장엄물 세부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기회
clip20251124101707
국보 평창 월정사팔각구층석탑 상륜부 금속장엄물 구조./제공=월정사
국보 평창 월정사팔각구층석탑 상륜부 금속장엄물에 대한 보존처리가 완료돼 25일부터 오대산 월정사 성보박물관에서 공개 전시된다

24일 조계종 오대산 월정사에 따르면 월정사팔각구층석탑 상륜부 금속장엄물은 월정사 적광전 앞 팔각구층석탑 상륜부를 구성하던 원형 그대로였으나, 2019~2024년 해체·보수 과정에서 오랜 세월 누적된 환경적 요인으로 심각한 부식이 확인됐다.

원형 훼손 우려에 따라 금속장엄물은 분리 보존조치 됐으며, 안정된 환경에서 보존처리를 진행하는 한편 복원품을 새로 제작해 탑에 설치했다. 2024년 무형문화유산 기능보유자들의 전통 기법으로 새 상륜부 금속장엄물이 복원·설치되었고, 당초 설치됐던 금속장엄물은 서진문화유산에서 장기간의 보존처리 완료 후 월정사성보박물관 전시실에서 일반에 공개하게 됐다.

이번 공개를 통해 월정사팔각구층석탑 상륜부의 구조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9층 옥개석과 상륜부의 노반(露盤)·복발(覆鉢)·앙화(仰花)·보륜(寶輪)은 석재이며, 보개(寶蓋)·수연(水煙)·용차(龍車)·보주(寶珠)·찰주(擦柱)는 금속으로 구성돼 있다. 상륜부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불탑의 의미를 완성시키는 상징적·종교적 기능을 가진 요소이다. 특히 수연은 불법승 중 법과 여래의 진리를 상징하고 구름과 연기 모양의 표현은 석가모니의 지혜가 세계로 퍼져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상륜부의 장식 표현은 부처의 지혜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매개적 성격일 지니는 중생계(인간세계)와 초월계(열반)을 연결하는 상징구조이다.

석탑을 꾸몄던 금속 장식물은 고려시대 금속공예 기법인 단금(鍛金), 단조(鍛造), 주물(鑄物), 조각(彫刻), 아말감 도금(amalgam 鍍金) 등이 총 망라된 고려시대 최대, 최고의 공예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금속장엄물 중 석탑 상륜부 장엄물을 고정해 주는 찰주 끝을 장식한 선단부, 우주와 부처의 진리를 상징하는 둥근 원 모양의 용차·보주와 석재로 이루어진 9개의 보륜과 부재와 부재 사이에는 간주쇠가 있고, 보개 장엄물과 석탑 옥개석에 달려 바람이 불 때 소리를 내는 장식품인 풍탁 등은 구리와 주석 합금인 청동으로 주물로 제작됐다.

보개와 수연은 동판에 조금(彫金), 타출(打出), 선조(線彫), 어자문(魚子文) 등의 조각기법을 가미해 구름, 산, 연꽃잎, 여의두무늬 등을 새기고 표면에는 수은아말감기법으로 도금을 입혀 고려시대 불교공예품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월정사팔각구층석탑 금속장엄물 공개를 통해 지난 1000여 년간 탑 아래에서만 희미하게 볼 수 있었던 금속장엄물의 세부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제작 과정에서 남은 흔적, 고려시대 수리흔적, 1970년대 보수 당시 황동판을 용접해 덧댄 보개 꽃무늬 장식 등 보존처리의 역사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월정사 주지 퇴우 정념스님은 "고려시대 최고의 금속공예품인 금속장엄물이 오랜 보존처리 끝에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도록 힘써주신 모든 관계기관과 관계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clip20251124101734
공개된 국보 평창 월정사팔각구층석탑 상륜부 금속장엄물./제공=월정사
clip20251124102258
황의중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