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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日홋카이도 이시카리만 해상풍력·태양광·ZED 데이터센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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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5. 11. 30.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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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차세대 탈탄소 전력 모델'의 상징으로 내세운 이시카리 신(新)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현장/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11월 27일 오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20여km, 차량으로 30분 거리의 이시카리만에는 옅은 구름이 깔려 있었다. 이시카리만 연안에는 거대한 흰 풍력 터빈들이 수평선 위로 늘어서 있었다. 잔잔한 바다 위에서 블레이드는 규칙적인 속도로 회전하며 바닷바람을 전기로 바꾸고 있었다. 일본 정부가 '차세대 탈탄소 전력 모델'의 상징으로 내세운 이시카리 신(新)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현장이다.

이 발전단지는 1기당 약 800㎾급 풍력 터빈 14기로 구성돼 있으며, 총 설비용량은 약 1만1200㎾(11.2㎿) 규모다. 연간 발전량은 일반 가정 수만 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발전된 전력은 해저 케이블을 통해 육상 변전설비로 송전되며, 이후 대형 배터리 설비와 지역 전력망, 데이터센터로 분기 공급된다.

이시카리 해상풍력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일본 최초로 '재킷식(jacket) 기초' 구조가 적용된 점이다. 해저에 4개의 강재 파일을 박아 철제 구조물로 기초를 세운 뒤, 그 위에 터빈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해상 파랑과 지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향후 일본 해상풍력 표준 모델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터빈 본체는 시멘스 가메사 제품으로, 82m 길이 블레이드와 높이 88m의 타워로 구성돼 있으며 블레이드 최상단 높이는 약 196m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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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리 풍력 발전단지는 1기당 약 800㎾급 풍력 터빈 14기로 구성돼 있으며, 총 설비용량은 약 1만1200㎾(11.2㎿) 규모다. /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풍력단지 인근 육상에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구축돼 있다. 약 2헥타르 부지에 리튬이온 배터리 약 2만4000여 개가 설치돼 총 180MWh급 전력 저장이 가능하다. 풍속 변화로 급격히 출렁이는 발전량을 흡수·보정해, 풍력·태양광 전력을 임의의 시간대에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완충 장치다.
이 전력은 곧장 인근 제로에미션 데이터센터(ZED) 단지로 연결된다. 이시카리 신항 지역에 조성된 이 데이터센터는 풍력과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직접 공급받아 24시간 서버를 가동하는 구조다. 특히 발전량과 전력 소비량을 시간 단위로 일치시키는 '아워리 매칭(Hourly Matching)' 방식이 적용돼, 연간 평균이 아니라 실시간 기준으로도 '무탄소 전력' 사용을 목표로 한다.

냉각 시스템 역시 홋카이도의 기후 조건을 활용한다. 외부의 낮은 기온을 서버 냉각에 직접 활용하는 공기 순환 구조로, 수도권 데이터센터 대비 냉각 전력 소비를 크게 줄였다는 것이 운영 측의 설명이다. 이시카리에는 현재 복수의 데이터센터가 가동 중이며, 추가 센터도 순차적으로 입주가 예정돼 있다. 발전단지 인근 공터에는 '차기 데이터센터 예정 부지' 안내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이처럼 이시카리만 일대는 해상풍력태양광대형 ESSZED 데이터센터가 하나의 전력 생태계로 결합된 일본 최초의 본격적인 에너지·디지털 융합 단지로 평가된다. 일본 정부는 이 모델을 향후 홋카이도 전역은 물론, 태평양 연안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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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리 해상풍력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일본 최초로 '재킷식(jacket) 기초' 구조가 적용된 점이다. 해저에 4개의 강재 파일을 박아 철제 구조물로 기초를 세운 뒤, 그 위에 터빈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터빈 본체는 시멘스 가메사 제품으로, 82m 길이 블레이드와 높이 88m의 타워로 구성돼 있으며 블레이드 최상단 높이는 약 196m에 이른다./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그러나 화려한 설비와 정책적 상징성과는 별개로, 경제성은 취재 현장에서도 가장 민감한 쟁점이었다. 현장 질의응답 과정에서 아시아투데이는 "한국에서는 풍력발전이 경제성 문제로 오랫동안 답보 상태에 있다. 이시카리 해상풍력 사업은 지금 현재 흑자를 내고 있는가"라고 직접 질문했다. 아시아투데이의 질문에 운영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익 수치는 밝히기 어렵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초기 설비 투자비와 해상 시공 비용, 유지·보수 비용이 매우 크며, 현재 이시카리 사업은 본격적인 상업 수익 단계라기보다 장기 실증과 운영 안정화 단계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자재 가격 급등, 환율 변동, 전력 계통 연계 비용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단기간 수익성 확보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시카리만 해상풍력·ZED 데이터센터 사업은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지원, 각종 보조금, 실증 예산이 결합된 정책형 프로젝트 성격이 강하다.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사업은 현재까지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상업적 기준에서 완전한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단계다.
다만 이시카리만 해상풍력·ZED 데이터센터 사업 측은 "해상풍력과 ZED가 결합된 현재의 모델은 수익보다 '전력 안정화 기술·운영 데이터 축적'이라는 전략적 가치가 더 크다"며,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전환 비용을 줄이는 기반 인프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다 위에서 회전하는 흰 날개는 이미 일본의 미래 전력 실험을 현실로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실험이 언제 '흑자 모델'로 전환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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